"집 나간 며느리도 전어 냄새를 맡고 돌아온다"는 말이 있는데요. 가을철에 먹는 전어는 그만큼 고소하고 맛있다는 의미입니다. 계절이 바뀌면 가장 맛이 좋은 생선도 따로 있기 마련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찾아온 봄에는 어떤 생선이 있을까요?

여러분은 알아보시겠나요? 가자미? 넙치? 이 생선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대부분 외형만 보고 "광어네, 가자미네"라고 하겠지만, 이 생선은 바로 '도다리'입니다.
생선을 좋아하다 보면 물고기의 이름에서 흥미로운 공통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 생긴 모습이나 특징을 반영한 이름이 많다는 것이죠. 대표적인 생선이 넙치(광어)와 갈치죠.
그런데 ‘도다리’라는 이름은 다른 물고기들과 다르게 그 의미를 한 번 더 생각하게 하는데요. 넙치와 도다리는 모두 가자미목에 속하는 비슷한 생선이지만, 도다리의 유래는 조금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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넙치는 그야말로 ‘넙적한 치(魚, 물고기)’라는 뜻입니다. 몸이 납작한 생선이라서 이름에 ‘넙’(넓다는 뜻)을 붙였고, 물고기를 뜻하는 ‘치’가 더해진 것이죠.

갈치 역시 칼처럼 길다 해서 ‘칼치’로 불렸고, 점차 시간이 흘러 부르기 편한 ‘갈치’로 변형된 것이죠.
하지만 ‘도다리’라는 이름에는 ‘치’나 ‘어’ 같은 흔한 물고기 접미사가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도다리는 과거부터 여러 가지 이름 유래설이 존재하는 생선입니다. 가장 유력한 것은 도다리의 몸이 울퉁불퉁한 느낌이 있어서 ‘두드러기’처럼 생겼다는 의미에서 ‘두드러기 → 도드러기 → 도다리’로 변형됐다는 이야기입니다. 즉, 피부에 볼록 올라오는 ‘두드러기’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이죠.
또 하나는 납작하지만, 등지느러미가 커서 배의 돛을 단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돛다리’라고 불렸고, 이 말이 점차 변해 ‘도다리’가 됐다는 설도 있습니다.

그러면 도다리는 왜 봄에 나타날까요. 도다리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과 중국 연안에서도 서식합니다. 도다리는 겨울 동안 깊은 바다에서 지내다가, 봄이 되면 산란을 위해 연안의 얕은 바다로 이동하는데요. 그래서 봄철에는 비교적 쉽게 잡을 수 있죠.
특히 도다리는 산란기를 앞두고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왕성하게 먹이를 섭취합니다. 이 덕분에 살이 단단하고 탄력이 있으며, 감칠맛이 뛰어납니다.

도다리는 가자미와 달리 육질이 단단하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가자미가 주로 찜이나 조림으로 조리되는 반면, 도다리는 신선할수록 맛이 좋아 회로 즐기기에 적합합니다. 특히 남해안 지방에서는 ‘도다리쑥국’이라는 별미로도 많이 먹는데요. 도다리의 담백한 맛과 쑥의 향긋한 향이 어우러져 봄철 입맛을 돋우는 대표적인 음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구이 또는 찜으로도 좋은데요. 도다리는 살이 단단하고 맛이 고소해 구이로 먹어도 훌륭합니다. 봄이 되면 산란을 준비하는 도다리는 영양도 풍부하고 맛도 최고조에 이르기 때문에, 봄철 미식가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별미입니다. 제철에 먹는 도다리 한 점이 봄의 기운을 제대로 느끼게 해줄 것입니다.

도다리는 부드러운 살과 쫀득한 식감을 가지고 있어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할 수 있습니다. 특히 봄철 도다리는 기름기가 적고 단맛이 살아 있어 회, 찜, 구이 등 여러 방식으로 즐기기 좋은데요.
먼저 봄도다리는 봄나물 중에서도 쑥과 궁합이 가장 좋습니다. 도다리쑥국은 제철 도다리와 향긋한 쑥을 넣어 끓인 국으로, 시원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인데요. 도다리 뼈로 육수를 내어 깊은 감칠맛을 더하고, 쑥을 넣어 봄의 향을 가득 느낄 수 있습니다. 국물 맛이 깔끔하고 속을 편하게 해줘 해장용으로도 제격이죠.
봄철 도다리는 살이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가지고 있어 회로 먹어도 최고의 맛을 자랑합니다. 넙치(광어)보다 탄력 있는 식감을 자랑하며, 쫄깃한 씹는 맛이 있어 신선한 채소와 함께 먹으면 더욱 좋은데요. 초장보다는 소금과 참기름, 또는 와사비 간장에 찍어 먹으면 도다리 본연의 맛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죠.
구이나 찜으로 조리하면 담백한 도다리의 맛을 더욱 풍부하게 즐길 수 있는데요. 도다리를 통째로 굵은 소금을 뿌려 구우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맛이 살아납니다. 무, 대파, 마늘, 고추를 넣어 푹 찌면 감칠맛이 올라오고 살이 더욱 부드러워지죠. 오늘 온 가족이 함께 식탁에서 봄도다리를 즐겨 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