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건전성 개선 기대…기업 경영여건 악화에 구조조정 대비

한국산업은행이 2000억 원 규모의 부실채권(NPL) 매각에 나선다. 부실채권 매각을 통해 자산건전성을 개선하고 향후 기업 구조조정에 대비하려는 전략에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달 27일까지 부실채권 매각주관사를 모집하고 1991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매각하기로 했다. 올해 처음 실시하는 매각대상자산은 특별자산과 일반자산, 온렌딩자산 등이다. 매각대상자산 정보는 이달 14일을 기준이며 자산확정일은 이달 31일이다.
산은은 매년 자산건전성 개선을 위해 부실채권을 매각하고 있다. 매각 규모는 △2018년 6236억 원 △2019년 5834억 원 △2020년 4586억 원 △2021년 3145억 원 △2022년 3673억 원 △2023년 2950억 원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에는 부실채권 매각 규모가 5108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코로나19 피해 기업에 대한 정부의 금융지원이 종료되면서 은행들이 기업에 내준 대출에서 부실이 대거 발생한 탓이다. 특히 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서 정책적 역할을 수행하며 금융지원에 앞장서 왔다.
산은의 부실채권 매각 규모는 앞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산은의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1조1413억 원으로, 전년 같은기간(1조4350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99% 가량이 기업대출 관련 채권이다.
여기에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올해 기업 경영은 더 악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산은 입장에서는 자산건전성 개선 뿐 아니라 향후 기업 구조조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부실채권을 미리 털어낼 필요가 있다.
부실채권을 매각하면 대손충당금이 일부 환입받아 자본을 확충할 수 있으며, 위험가중자산을 줄여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개선할 수 있다. 지난해 연말 기준 산은의 BIS 비율은 13.75%로 나타났는데, 전 분기 말 대비 0.61%포인트(p) 낮아진 수치다. 추가적인 건전성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산은 관계자는 "부실채권 규모에 따라 1년 1~2차례 진행됐으나 부실채권 매각 횟수가 정해져 있지는 않다"면서 "총량이 얼마나 늘어나느냐에 따라 추가 매각 등도 고려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