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업 간 분쟁조정 접수 건수가 4000건을 넘어섰다. 역대 최다 수준이다. 경기 불황 탓에 경영 여건이 악화한 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한국공정거래조정원(조정원)이 발표한 '2024년 분쟁 조정 현황'을 보면, 지난해 접수된 분쟁 조정 건수는 4041건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조정원이 분쟁 조정 접수를 시작한 2008년 이후 역대 최다 기록이다.
분야별로 보면, 공정거래 분야가 1795건으로 가장 많았다. 하도급거래 1105건, 가맹사업거래 584건, 약관 457건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공정거래, 약관, 하도급거래 분야 접수 건수가 많이 증가했다.
공정거래 분야는 전년도(1372건) 대비 31% 증가했다. 그중 온라인플랫폼 분야의 접수 건수가 45%(229건→333건) 대폭 증가했다.
약관 분야는 전년도(339건) 대비 35% 늘었다. 온라인 광고대행 계약 및 렌탈 계약 등에서 계약 중도 해지로 인한 과도한 손해배상액 예정 관련 약관에 대한 조정 신청이 증가(140건→221건)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가맹사업거래 분야는 총 584건 중 143건(24%)에 이른다. 특히 계약 중도 해지에 따른 과도한 위약금 청구 관련 행위가 가장 많이 접수됐다.
하도급거래 분야는 전년도(1044건) 대비 6% 증가했다. 이 중 건설 하도급 분야는 건설 경기 악화 영향으로 전년 대비 8% 늘어난 660건이었다.
지난해 전체 분쟁조정 처리 건수는 3850건으로, 전년(3151건)보다 22% 늘었다. 이 중 조정이 성립된 사건은 1450건, 직접 피해구제액은 1210억62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절약된 소송비용 등을 포함한 직·간접적 피해구제액은 1288억600만 원이다.
올해도 건설 경기 악화, 디지털 경제 가속화 등으로 온라인플랫폼, 건설 하도급 등 여러 분야에서 지속해서 분쟁이 증가하고, 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도 더욱 복잡·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정원은 "올해도 축적된 전문 조정 역량을 바탕으로 당사자 대면 조정을 확대하고 적극적으로 조정안을 제시하는 등 보다 능동적인 분쟁조정서비스를 제공해 중소사업자의 불공정거래 피해를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