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두 차례 위험한 고비 있었으나, 회복”
“최소 2주간 안정 유지해”
23일 정오 병원 창문서 신도들에게 축복

폐렴으로 입원 치료를 받아온 프란치스코 교황이 5주 만에 퇴원 후 업무 복귀를 준비한다. 정상적인 업무 복귀를 위해서는 최소 두 달간의 재활 치료와 휴식이 필요하다.
22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교황 의료진은 이날 병원 밖에서 진행한 언론 브리핑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두 차례 생명에 위협이 간 순간이 있었지만, 최소 2주간 안정을 유지했다”며 “교황은 퇴원할 준비를 마쳤다. 23일 안정된 임상 상태로 퇴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황은 최소 두 달은 지속적인 약물 치료와 산소 공급 등 재활 치료를 이어가면서 휴식을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88세의 교황은 지난달 14일 기관지염으로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한 뒤 37일 만에 퇴원 절차를 밟고 바티칸으로 복귀하는 것이다.
교황 의료팀장인 세르조 알피에리 제멜리병원 외과과장은 “당장 모임에 참석하거나 중요한 일을 할 수는 없지만 처방된 회복 기간을 마치고 임상적 개선사항이 확인되면 가능하다”며 “교황께서 나아지고 있다. 곧 정상적인 활동을 이어가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교황 의료진의 언론 브리핑도 교황의 입원 일주일째인 지난달 21일 이후 처음이다.
관련 뉴스
교황은 기관지염으로 입원했지만, 호흡기 복합 감염과 폐렴으로 위독한 상태를 보내면서 수차례의 위험한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교황 선출 이래 가장 긴 입원 기록이자,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기간으로도 최장기다. 폐 일부 절제 이력이 있는 교황은 만성 폐 질환을 앓고 있어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으나 최근 병세가 눈에 띄게 호전됐다.
교황청에 따르면 교황은 23일 오전 12시 병원 10층 창가에서 신자들에게 인사와 축복을 전한다. 입원 치료에 돌입한 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정이다.

또 바티칸뉴스는 교황이 이날 제멜리병원에서 나폴리 대교구와 다른 교구의 희년 순례단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교황은 “최근 며칠 동안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기도를 통해 큰 위로를 받았다”며 “비록 직접 여러분과 함께할 수는 없지만 하느님 안에서 나와 여러분이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에 큰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교황이 수차례 위험한 고비를 넘기면서 생전 퇴위할 가능성도 거론했다. 2013년 선출 당시 76세였던 만큼 과중한 업무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았고, 4년 전부터 각종 수술을 포함한 낙상 사고, 무릎 상태 악화 등으로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황은 사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전임 베네딕토 16세가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을 결정했을 당시 전 세계가 놀라움과 충격에 빠졌던 바 있다. 건강상 이유로 책임을 내려놓는 일에 대한 지지가 많았지만, 동시에 일부 보수적인 가톨릭 신자들은 전통을 깨는 행위라며 비판을 하기도 했다.
최소 두 달간의 회복기 동안 교황이 예정된 일정을 소화할지는 확정된 바가 없다. 알려진 일정으로는 내달 8일 바티칸에서 찰스 3세 영국 국왕과의 접견, 같은 달 20일 부활절 미사 집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