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금근로자에서 자영업자로 전환한 고령층의 절반가량은 월 순소득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발간한 ‘고령자의 자영업 이동과 저임금 노동(지은정 부연구위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자 중 50대 이상은 64.6%로 2007년(46.0%) 대비 18.6%포인트(p) 확대됐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중 60대 이상 비중은 67.4%로 더 높다. 50대 이상 자영업자 증가의 원인 중 하나는 임금근로자에서 자영업자로 이동이다. 임금근로자에서 자영업 전환자 중 58.8%는 50대 이상이다. 보고서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명예퇴직, 희망퇴직 등 다양한 형태의 구조조정이 상시로 이뤄지며 조기 퇴직한 고령자들이 괜찮은 임금근로 일자리에 재취업하지 못하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자영업에 진출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한국복지패널 제1~18차(2016~2023년) 병합자료를 활용해 1년 이상 임금근로자로 일한 취업자 중 분석 종료 시점에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는 50세 이상 고령자 269명의 특성과 소득변화를 분석했다. 분석대상이 임금근로자로 일한 기간은 평균 7.23년이었다. 34.8%는 10년 이상 임금근로자로 일했다. 자영업자로 전환 후 산업 분포는 농·림·어·광업이 27.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운수·창고업(15.3%), 도·소매업(12.3%), 숙박·음식점업(11.0%) 등 순이었다.
일부는 임금근로자에서 자영업자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산업이 변경됐다. 농·림·어·광업의 27.2%, 도·소매업의 12.3%, 숙박·음식점업의 12.2%, 부동산업의 26.4%,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의 57.5%는 동일산업 근속연수가 0년인 ‘무경력 창업’에 해당했다. 또한, 자영업 전환 고령층의 53.8%는 유통 서비스업, 소비자 서비스업의 생계형 자영업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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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이동의 경제적 성과는 대체로 저조했다. 고령 자영업자의 48.8%는 월 순소득이 최저임금 미만이었다. 이 같은 저소득 비율은 임금근로 근속기간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그 범위가 39.7~60.5%로 높았다. 특히 동일산업 종사 경험이 없는 고령 자영업자는 순소득이 평균 114만3000원에 머물렀다. 순소득이 최저임금 미만인 저임금 비율은 67.6%에 달했다.
전반적으로 나이가 많을수록, 여성일수록, 동일 산업 종사 연수가 짧을수록, 생계형 자영업일수록, 고용원이 없을수록 순소득이 낮아지고 저임금 비율이 오르는 경향을 보였다.
보고서는 “고령자가 기업가 정신으로 창업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조기 퇴직자들이 노동시장 불안정성, 임금근로 일자리 부족 등으로 생계형 창업을 하지 않도록 고령자의 재취업 지원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영이 악화한 자영업자에게 산소호흡기를 다는 일종의 연명치료도 필요하지만, 생계를 위해 자영업을 하지만 월 최저임금도 벌지 못하는 자영업자의 경제적 성과를 높일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