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최대 정치 위기 직면…정적 탄압에 나흘째 거센 반정부 시위

입력 2025-03-2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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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모을루, 법원 출석…야당 ‘쿠데타 시도’ 반발
시위, 집회 금지령에도 최소 55개주로 확산…343명 구금
금융시장까지 불안 번져
리라화 2년 만에 최대폭 하락

▲튀르키예 이스탄불 시청 밖에서 22일(현지시간)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는 가운데 한 시민이 국기를 흔들고 있다. 이스탄불/AFP연합뉴스
▲튀르키예 이스탄불 시청 밖에서 22일(현지시간)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는 가운데 한 시민이 국기를 흔들고 있다. 이스탄불/AFP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자신의 정적인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을 체포한 뒤 거센 역풍에 직면했다. 시위금지령과 강경 진압에도 국민의 분노가 들불처럼 번져나가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최대 정치 위기에 직면했다는 평가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따르면 이마모을루 시장이 심문을 받기 위해 이스탄불 차을라얀 법원에 출석한 이날 현장에는 지지자 수백 명이 모여 석방을 촉구했다. 당국은 전날 주요 도시에서 시위대 343명을 구금했지만 이스탄불에서 시작된 시위는 나흘째 계속됐으며 전국 81개 주 가운데 최소 55개 주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앞서 터키 당국은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 소속의 이마모을루 시장을 19일 부패와 테러조직 지원 혐의로 구속했다. 야당은 이번 혐의를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를 ‘쿠데타 시도’라고 묘사했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성명에서 “내 평판과 신뢰를 훼손하기 위한 부도덕하고 근거 없는 혐의”라며 “이러한 수사는 국가의 국제적 명성을 훼손하고 국민의 정의감과 경제에 대한 신뢰를 깨트렸다”고 비판했다.

터키 당국은 야당 정치인의 체포로 촉발된 시위를 억제하기 위해 이스탄불에 대한 여행 제한을 부과하는가 하면 집회·시위 금지령을 연장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시위 행위를 ‘거리의 테러’라고 칭하면서 최루탄과 후추 스프레이를 동원한 강경 진압에 나섰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반발 여론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외즈귀르 외젤 CHP 대표는 전날 이스탄불 시위에만 30만 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21일(현지시간) 경찰들이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고 있다. 이스탄불/AP연합뉴스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21일(현지시간) 경찰들이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고 있다. 이스탄불/AP연합뉴스
이마모을루 시장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정적으로 2028년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을 며칠 앞두고 체포됐다. 그는 2019년 이스탄불 시장 선거에서 깜짝 승리를 거두면서 유력 정치인으로 떠올랐다. 이후 여당의 부정선거 의혹 제기로 당선이 무효가 됐지만 재선거에서 더 큰 표차로 다시 승리했다. 지난해 에르도안 대통령이 지지하는 후보를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민심이 돌아서고 정치 불안에 금융시장까지 휘청이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설 자리는 더 좁아지게 됐다. 터키 리라화 가치는 미국 달러화에 대해 지난주 3.7% 하락하면서 2023년 6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주간 하락세를 기록했다. 중앙은행은 통화 안정을 위해 긴급 기준금리 인상에 나섰지만 채권과 주식의 손실이 가속화했다. 증시 벤치마크 지수인 보르사이스탄불100지수는 전날 7.8% 폭락해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고,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07%포인트(p) 급등해 33.38%에 달했다.

그럼에도 에르도안 대통령은 강경한 태도를 꺾지 않고 있다. 그는 “거리로 나가 좌파 조직들과 파괴자들을 끌어들여 국민 의지에 반하는 손가락을 흔들던 시기는 지났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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