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없는 벚꽃 축제 될라…일본, 지구온난화에 ‘벚꽃 경제’도 흔들

입력 2025-03-2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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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화 시기 바뀌어 축제 계획 골머리
일부 지역선 ‘개화 아예 사라질 것’ 관측도
벚꽃경제 효과 14조원 육박

▲사진은 일본 도쿄 우에노공원에서 13일 방문객들이 예년보다 일찍 핀 벚꽃을 감상하며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사진은 일본 도쿄 우에노공원에서 13일 방문객들이 예년보다 일찍 핀 벚꽃을 감상하며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로 인해 일본의 벚꽃 경제도 흔들리고 있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에서 벚꽃 개화 시기가 예년과 크게 달라지면서 축제 및 이벤트 개최 회사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래에는 몇몇 지역에서 벚꽃이 만개하지 못하거나 아예 개화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에 따라 매년 봄철 관광객을 유치하고 일본 경제에 큰 도움이 돼 왔던 벚꽃 특수도 위기에 직면했다.

벚꽃 경제가 가져다주는 효과는 막대하다. 미야모토 가스히로 간사이대학 명예교수는 올해 벚꽃 축제의 경제효과가 1조3878억 엔(약 13조62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 급증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중 방일 외국인의 경제 효과는 26.3%로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제때 벚꽃 축제가 열려야 한다는 점이다. 일본 오이타현 쓰쿠미시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벚꽃 축제 시기를 일주일 연장했다. 이곳은 분홍빛이 선명한 가와즈 벚꽃을 바다와 산 경치와 함께 관람할 수 있는 데다가 한발 앞서 봄이 오는 것을 느낄 수 있어 ‘벚꽃 관광 명소’로 유명했지만 개화가 3주 정도 늦어지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당초 축제 예정 기간은 2월 8일부터 이달 2일까지였지만 3월 3일에야 만개 선언을 할 수 있었다.

이는 비단 이곳만의 문제는 아니다. 일본 전국 각지에서 만개한 벚꽃을 좀처럼 볼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일본 시즈오카현 가와즈마치에서는 벚꽃 개화가 2주 늦어지면서 벚꽃 축제가 9일 연장됐다. 문제는 이처럼 개화가 늦어지면 기대했던 경제효과도 누리기 어렵게 된다는 것이다. 가와즈마치의 올해 방문객 목표는 80만 명이었지만 실제로는 54만 명에 그쳤다.

여행업계 등은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서고 있다. JTB는 올해 꽃놀이 투어 당일부터 15영업일 전까지는 취소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개화 상황 등을 보고 여행자가 판단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꽃놀이 명소를 여러 곳 둘러보거나 다른 꽃구경도 세트로 묶는 등 다양한 상품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밖에 벚꽃 영상을 활용한 서비스와 왕벚나무를 대체할 다른 품종을 보급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는 추세다.

이러한 이변의 원인으로는 기후변화 영향이 꼽힌다. 이토 히사노리 규슈대학 명예교수는 “벚꽃이 개화하기 위해서는 겨울 추위에 나무가 노출돼 꽃을 피우기 위해 눈을 뜨는 휴면타파가 중요한데, 따뜻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면서 나무가 잠에서 깨기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토 교수는 일본 기상청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바탕으로 온도가 1981~2000년에 비해 2031~2050년과 2081~2100년에 각각 2.0~2.5도, 2.5~3.0도 상승한다고 가정했을 때 2032~2050년에는 평균적으로 가고시마, 고치 등 관측지점에서 해마다 벚꽃이 만개하지 못하고 2082~2100년에는 벚꽃이 만개하지 못하는 장소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규슈 남부 일부 지역에서는 아예 벚꽃이 개화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밖에 도호쿠 지방의 벚꽃 개화 시기가 현재보다 2~3주 빨라지는 등 ‘벚꽃 전선’ 또한 지금처럼 유지되지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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