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우 전쟁 종식 아닌 세계무대 주연 원한다”

CNN “러, 우크라 종속국화‧나토 억지 목표 그대로”
“트럼프로 달라진 미 정책에 실리 챙기는 푸틴”
“미 방조 아래 세계무대 복귀 노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회상회의를 통해 안보리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모스크바/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우 전쟁의 종식과 평화를 원한다고 생각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원하는 것은 훨씬 더 큰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2일(현지시간) CNN방송은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독립국가로 존재해서는 안 되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냉전시대 규모로 축소되길 원한다”며 “무엇보다 새로운 글로벌 질서의 재편과 그 안에서 러시아가 주연이 되길 바란다”고 진단했다.

푸틴 대통령이 평화 협상에 나서긴 했지만, 애초에 가졌던 목표를 수정한 적이 없다는 게 CNN의 설명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의 종속국으로 만드는 동시에 나토의 확장을 억지하기 위해 전쟁을 일으켰다.

평화 협상에 나선 것도 러시아의 입장이 달라져서가 아니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미국이 정책 유턴을 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영토 손실을 보더라도 빠른 종전을 원하는 입장으로 협상 자체가 러시아에게 손해가 아니라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18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전면 휴전 구상은 거부, 에너지‧인프라 국한 30일 휴전을 추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실리를 챙겼다는 해석이 나왔다.

전쟁을 멈추더라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방조 아래 러시아가 선거를 통한 친러시아 정권 수립 등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영국으로 망명한 러시아 안보 전문가 안드레이 솔다토프는 “러‧우 전쟁이 러시아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아닌 서방과의 전쟁”이라며 “러시아가 진정 원하는 건 유럽 안보의 완전한 재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 측은 당장 트럼프 대통령에게 얻어낼 건 일부 전술적 투쟁에서의 승리이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어 러시아는 미국에 대한 경계를 한 순간도 놓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크리스틴 베르지나 미 싱크탱크 독일마샬펀드의 러시아 전문가는 “러시아는 주요8개국(G8)의 일원으로도 성에 차지 않을 것”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크고 자원도 가장 풍부한 나라가 단순 플레이어 중 하나로 만족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니카 화이트 영국 노팅엄대 교수는 “푸틴 대통령의 압도적인 열망은 러시아를 세계무대로 되돌리는 것”이라며 “러시아는 중요한 테이블에 앉기를 원한다. 유럽에서의 영토 정복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중국이나 이란 또는 다른 국가와의 문제에서 주연을 맡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