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수급 비율 8.6%…31%는 소득 늘어나
오 시장 “디딤돌소득은 유일한 복지 대안”

서울시의 대표적인 약자동행 정책이자 소득보장 복지실험인 ‘디딤돌소득’이 수급자들의 소득을 높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24일 3년여간 ‘디딤돌소득’을 이어온 결과 기준중위소득이 85% 이상을 넘어 더 이상 디딤돌소득을 받지 않아도 되는 탈(脫)수급 비율이 8.6%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근로소득이 늘어난 가구는 31.1%였으며 교육훈련‧저축 등 생산적 활동, 정신건강 개선 등에서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2년 시작해 올해 3년 차에 접어든 ‘디딤돌소득’은 기준 중위소득 85% 이하(재산 3억2600만 원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기준소득 대비 부족한 가계소득 일정분을 채워주는 제도다.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이 지원하는 하후상박(下厚上薄)형으로 소득과 재산 기준만으로 참여 가구를 선정해 제도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 가구도 충분한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소득 기준을 초과해도 수급 자격이 유지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서울시는 총 2076가구에 디딤돌 소득을 지급하고 있다.
세계 석학들 또한 디딤돌소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에스테르 뒤플로 메사추세츠 공과대 교수는 “통계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 한국은 선별 지원이 더 좋다. 내가 했어도 이렇게 했을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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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이러한 실질적인 개선 효과가 입증됨에 따라 ‘디딤돌소득’을 사회보장제도 한 축으로 안착시키고 전국적으로 확산하기 위한 연구를 지난해 3월부터 돌입했으며 1년여만인 이날 ‘디딤돌소득 정합성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현행 95개 사회복지제도 중 36개와 통합‧연계 시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고 공공부조, 사회보험, 사회서비스의 유기적 연계를 통한 선순환 안전망을 구축해 효과성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연구 결과 발표에 앞서 “빈곤해져야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빈곤해지기 전 선제적으로 지원해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복지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며 디딤돌소득을 중심으로 한 K-복지모델 비전을 제시했다.
먼저 오 시장은 디딤돌소득을 바탕으로 유사한 현금성 급여를 효율적으로 통합‧연계해 복잡한 소득보장체계를 정비하면 더 촘촘한 복지안전망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민연금 개혁과 연계해 디딤돌소득으로 노후소득보장체계를 구축하면 취약계층에 대한 견고한 대안적 복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디딤돌소득을 통한 소득지원을 넘어 사회보험과 사회서비스까지 연계한 돌봄, 고용과 취업, 교육과 훈련 등이 어우러지는 안정적 ‘K-복지’의 틀을 확립해 회복탄력성을 높이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이어 연구를 총괄한 서울복지재단은 ‘디딤돌소득 정합성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1년간 진행된 연구는 디딤돌소득 정책대상과 현행 사회보장제도와의 연계, 근로 유인, 지속가능성 등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특히 디딤돌소득 전국 확산 시 다른 복지제도와 충돌하지 않도록 조정하는 방안을 도출하는 데 집중했다.
먼저 정책대상을 현행 복지 기준인 기준중위소득 32% 이하 빈곤층에 비해 소득수준은 약간 높지만 빈곤 위험과 불안도가 높은 대상까지 확대해 디딤돌소득 원래 취지인 빈곤해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재단은 △기준중위소득 65% 이하 ‘빈곤고위험층’ 대상 모델 △국가긴급복지 기준선 이하 소득층인 기준중위소득 75%까지 포괄 △기준중위소득 85%까지 포함하는 모델 등 세 가지 모델을 제시하고 이에 따른 효과, 비용 등을 설명했다.
시는 이번 정합성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디딤돌소득을 전국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다양한 실험모델 개발하고 △디딤돌소득-사회서비스 전달체계 구축방안 △디딤돌소득의 근로유인 제고 방안 △복지재원의 점진적 확보방안 연구를 비롯해 지자체 맞춤형 실행모델 개발 등 올해도 심화 연구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오 시장은 “지난 3년간 서울시의 디딤돌소득 시범사업은 K-복지 비전과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라며 “디딤돌소득은 현 제도 사각지대 보완, 빈곤위험층 등 신(新)정책대상을 포괄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어렵고 소외된 국민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대한민국 복지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