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판서 최상목·조태열 증인신문 예정

12·3 비상계엄 사태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의 형사재판이 다음 달 14일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24일 오전 10시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대통령의 2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재판 본격 시작에 앞서 쟁점과 증거 등을 정리하는 날로,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다. 1차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했던 윤 대통령은 이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윤 대통령 측은 검찰이 내란죄 수사권이 없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 결과를 받아 적법절차를 위배한 공소 제기이며, 증거 역시 위법 수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회 봉쇄 계획 및 지시 △영장 없이 주요인사·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 체포·구금 시도 △국회 비상계엄 해제 의결 저지 △비상입법기구 창설 시도 등의 공소사실 전부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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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측 김홍일 변호사는 “공소장이 방대한 배경 사실과 정황을 나열하고 있다”면서도 “어느 시점부터 누구와 어떤 내용의 공모가 이뤄졌는지, 사전에 공모한 건지 사후에 가담한 건지 전혀 특정되지 않고 있다. 방어권 보장을 위해 재판부에서 조치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검찰은 “공소장을 읽어 보면 피고인이 공범죄 언제 어디서 어떻게 공모했는지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변호인들은 공소사실에 검사의 판단과 평가가 들어갔다지만, 수사를 통해 법률적 판단 거친 사실관계 기재는 당연하다”며 “범죄에 이르게 된 공모관계, 범행 경위에 관해 신분·학력·경력 등을 기재한 것도 공소장 일본주의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위법 수집 증거’라는 변호인 측 주장에 대해서도 검찰은 “법원은 수차례 걸친 영장 재판 등을 통해 공수처에 수사권이 없다는 주장을 배척했다”며 “공수처와 경찰 송부 사건에서의 검찰 보완수사권 역시 당연히 인정된다”고 했다.
내란 혐의 다른 피고인들과 재판을 병합할지 여부는 이날 정해지지 않았다. 검찰은 1차 공판준비기일과 동일하게 병행 심리를 요청했다. 변호인 측은 재판부 의견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예정된 핵심 증인으로 38명을 신청했다. 증거로는 진술, 녹음 파일, CCTV 영상, 녹취록, 언론 기사 등을 준비했다. 검찰은 추후 공판 진행에 따라 증인과 증거 등이 추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첫 공판기일 일정 조율 과정에서 검찰과 변호인 측 의견이 대립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거나, 다음 달 21일에 정식 재판을 시작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검찰은 “이미 기록 파악에 상당한 시간이 주어졌다”며 변호인 측 주장을 배척해 달라고 했다.
당초 다음 달 3일 첫 공판기일을 염두에 뒀던 재판부는 양측 의견을 절충해 다음 달 14일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첫 공판기일에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재판부는 “9월까지 기일을 어느 정도 진행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다른 중요 사건처럼 적어도 2주에 3회는 진행하는 것으로 예상해 달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재판 직후 취재진과 만나 “사실을 밝히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며 “재판부가 합법적 기소였는지, 법리적으로 유죄인지 무죄인지에 대해 충분히 판단하실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