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와 인천 등 수도권 일대 집값 선행지표가 뚜렷한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정부가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와 용산구 일대 2200단지 전체를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으로 지정했지만, 수도권 거래량은 계속 늘고 주택담보대출 규모도 확대일로다. 경매시장에선 집값 상향을 자신하듯 주요 매물에 응찰자가 몰렸다.
24일 경기부동산포털 통계 분석 결과 2월 경기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963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1월 6272건 대비 53.6%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2월 거래량은 7724건이었다. 아직 올해 2월 거래량 신고기한(계약 후 30일)이 남은 것을 고려하면 집계 마감 시 거래량 ‘1만 건’ 돌파도 무난한 상황이다. 또 3월 거래량 역시 이날 기준으로 5237건을 기록 중으로 남은 기간과 거래량 추이 등을 종합하면 최종 거래량은 1만을 넘길 전망이다.
아파트 거래량과 함께 집값 선행지표로 볼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 규모도 2월 이후 꾸준히 늘고 있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0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84조5026억 원으로 전월 말 583조3607억 원 대비 1조1419억 원 늘었다.
앞으로 대출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0월부터 세 차례 인하되면서 연 3.50%에서 2.75%까지 하락했다. 이런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 산정 지표인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 역시 2월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2.97%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0.11%포인트(p) 내린 것으로 2022년 8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여기에 7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 시행이 예고돼 상반기 남은 기간 동안 거래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 규제 시행으로 대출 규모가 줄어들기 전에 미리 대출받으려는 수요가 한꺼번에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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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강남 3구와 용산구 토허제 지정으로 투자 수요가 규제지역 대신 서울 성동구와 마포구, 강동구 지역에 이어 경인지역 핵심지로 옮겨가는 ‘풍선효과’ 발생 가능성도 커졌다. 실제로 토허제 지정 발표일인 19일 이후에 경기지역 핵심 단지에선 신고가 수준의 실거래가 줄을 이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과천시에선 19일 ‘과천주공5단지’ 전용면적 103㎡형이 직전 신고가인 24억5000만 원에 5000만 원 모자란 24억 원 손바뀜됐다. 또 경기 성남시 수정구 ‘위례더힐55’ 역시 19일 전용 85㎡형이 12억5000만 원에 팔렸다. 같은 평형, 같은 층수가 지난달 3일 11억9000만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6000만 원 올랐다.
이 밖에 집값 선행지표로 볼 수 있는 경매시장에서도 경인지역 강세가 도드라졌다. 이날 법원 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20일 부천지법 경매 10계에서 진행된 경기 김포시 ‘구래역화성파크드림’ 전용 75㎡형 경매에는 응찰자 34명이 몰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 94% 수준인 3억6669만 원에 낙찰됐다. 또 21일에는 인천지법 경매 8계에선 인천 중구 ‘영종힐스테이트’ 전용 83㎡형 경매에 응찰자 30명 몰려 낙찰가율 95% 수준인 3억7666만 원에 최종 낙찰되는 등 강세가 이어졌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토허제 지정에 따른 풍선효과로 그동안 강남 3구 중심으로 집값이 올랐다면, 앞으로는 그 주변 지역을 시작으로 경인지역 내 핵심지까지 집값 상승세가 번질 것”이라며 “무엇보다 금리 인하가 지속하면 그만큼 이자 부담이 줄어들 수 있고, 이 경우 매수세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