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채권시장의 새 모토…‘베선트에 맞서지 말라’

입력 2025-03-2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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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장관, 10년물 국채 금리 낮은 상태 반복 강조
바클레이즈ㆍRBCㆍ소시에터제네랄, 국채 금리 전망 하향
“트럼프 행정부, 사실상 10년물 금리 상한 4.5%로 정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 13일(현지시간) 뉴욕경제클럽에 참석한 모습. 뉴욕/로이터연합뉴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 13일(현지시간) 뉴욕경제클럽에 참석한 모습. 뉴욕/로이터연합뉴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이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을 낮은 상태로 유지하겠다는 행정부 계획에 대한 언급을 최근 매주 연설, 인터뷰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반복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실제 최근 두 달 동안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미 0.5%포인트(p) 급락했으며, 다른 만기의 국채물도 비슷한 폭으로 하락했다. 물론 주식시장의 반등, 고질적인 인플레이션, 정부효율부의 예산 지출 축소 실패 등으로 베선트의 계획과 달리 국채 금리가 다시 올라갈 수도 있다.

정부의 차입 비용을 낮게 유지하는 것은 원래 재무장관의 역할 중 하나임에 따라 이는 자연스러운 행동일 수 있다. 하지만 베선트의 수익률에 대한 집착이 너무 강력해 월가에서는 전망치가 하향 수정되고 있다.

최근 몇 주 사이 바클레이즈, 캐나다왕립은행(RBC), 소시에터제네랄 등의 금리 전략 수석들은 올해 말 10년물 수익률 전망을 낮췄는데, 그 이유 중 하나로 베선트의 금리 인하 압력을 꼽았다.

특히 베선트가 국채 금리에 대한 구두 발언뿐만 아니라 10년물 발행 축소, 은행 규제 완화 주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예산 적자 축소 캠페인 지지 등 실제 행동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BNP파리바의 구닛 딘그라 미국금리전략 책임자는 “예전에는 채권시장에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맞서지 말라’는 말이 자주 나왔는데 이제는 그게 ‘재무부에 맞서지 말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베선트 풋(Bessent Put)’이라는 말도 나왔다. 이는 과거 ‘그린스펀 풋’(당시 연준 의장이던 앨런 그린스펀이 주식시장 하락 시 개입하던 관행에서 유래)처럼, 정부가 채권 금리 상승을 막기 위해 시장에 개입한다는 기대가 반영됐다는 뜻이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최근의 국채의 금리 하락이 베선트 재무장관의 입김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향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트럼프의 관세 부과 및 무역전쟁 위협은 경기침체 우려를 불러왔고, 투자자들이 주식을 떠나 안전자산인 국채로 몰리게 만들었다. 국채 수요가 증가하면 국채 가격이 올라가고, 금리는 내려간다.

그러나 이는 베선트가 원하는 방식의 ‘국채 랠리’(금리는 하락)는 아니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베선트는 재정 건전성과 지속 가능한 경제에 대한 성장을 바탕으로 국채 금리가 내려가길 원했다.

어찌됐든 시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국채 금리를 낮추려고 한다는 시장의 인식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소시에터제네랄의 수브하드라 라자파 미국금리전략 책임자는 “트럼프 행정부는 사실상 일종의 상한을 설정했다”면서 “만약 10년물 금리가 4.5%를 넘기 시작했다면 정부는 다시 한번 메시지를 통해 부채, 재정적자, 지출 삭감 등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라자파 책임자는 올해 말 10년물 국채 수익률 전망치를 0.75%p 낮춘 3.75%로 조정했다.

RBC 캐피털마켓의 블레이크 그윈 미국 금리전략책임자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성장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과 베선트의 수익률 인하 노력을 모두 반영해 이달 초 10년물 수익률 전망을 4.75%에서 4.2%로 하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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