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연금특위 청년위원 확대, 지도부에 전달”
野 구조개혁서도 ‘받는 돈’ 확대 기조 전망
“구조개혁 시 소득대체율 더 높일 여력 생겨”

국민연금 개혁안에 대한 3040 청년 의원들의 반발이 커지자 정치권이 ‘연금특위 구성 시 청년 비율 확대’, ‘국민연금에 즉시 국고 투입’ 등을 적극 검토할 태세다. 민주당은 추후 구조개혁 논의 과정에 ‘받는 돈’ 확대를 추가로 주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24일 ‘연금개혁의 방향성에 문제의식 가지고 있다’며 단체 행동에 나선 30·40대 여야 의원들은 비공개로 만났다. 해당 자리에는 민주당 의원뿐 아니라 여당 의원도 일부 참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국민연금 모수개혁안이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로 3040 의원들을 중심으로 ‘청년에 불리한 국민연금 개혁안’이란 비판이 일고 있다. 국민연금 개혁안이 세대 간 이슈로 번지고, 여야 대권주자들이 논쟁에 가세하는 등 논란이 계속되자 정치권이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박 위원장은 “3040 의원들이 하는 주장의 핵심은 구조개혁을 하는 과정에 젊은 세대들의 목소리가 잘 반영될 수 있도록 해달란 것”이라며 “추후 꾸려질 연금개혁특위 인원을 늘려 청년 위원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쪽으로 (지도부 등에) 의사를 전달 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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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더 나은 연금개혁을 요구하는 국회의원’ 일동은 전날(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연금특위 구성에서부터 30대와 40대 의원들이 절반 이상이 되도록 해야 한다”며 “연금특위의 인원도 13명으로 제한할 것이 아니라, 보다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해 20명 이상으로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한 바 있는데, 이를 수용하려는 움직임이 보이는 것이다.
이 같은 단체 행동에 나선 이들은 김재섭·우재준 국민의힘 의원과 이소영·장철민·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천하람·이주영 개혁신당 의원 등이다.
박 위원장은 “3040 의원들이 여야가 합의한 개혁안에 대해 부정하거나 재협상을 하라는 주장을 한 건 아니다”라며 “모수개혁은 연금개혁의 끝이 아닌 시작인 만큼, 추후 구조개혁을 조금 더 빠르고 폭넓게 해나가면 된다”고 강조했다.
추후 연금특위 구성이 완료되면 여야는 연금재정 고갈 문제를 주요하게 다룰 전망이다. 특히 민주당 내에선 즉시 국고 투입 등을 검토하겠단 움직임도 감지된다.
박 위원장은 “이번에 통과된 모수개혁안에 연금 지급보장을 명문화했다. 그리고 방식은 열어놨다. 국고를 투입하자는 부분이 빠진 게 아니다”라며 “논의 과정에 국고를 ‘지금부터’ 투입하자는 방안이 나올 수 있고 채택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도 전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연금에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은 전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비슷한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3040 의원들의 “당장 내년부터 최소 연간 1조원 규모라도 국고 투입을 하자”는 주장에 화답한 것이다.
다만 추후 연금특위에서 이뤄질 구조개혁 논의에서도 여야의 의견 접근은 쉽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은 구조개혁에서도 ‘받는 돈’을 추가로 늘리는 방안을, 반대로 국민의힘은 인구 구조 등에 따라 ‘내는 돈’과 ‘받는 돈’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자동조정장치 도입 등을 주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은 “구조개혁을 하면 소득대체율을 더 높일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고 보고 있다”면서, 정부·여당이 주장하는 자동조정장치에 대해선 “사실상 ‘받는 돈’을 줄여서 (기금 고갈을) 버티겠다는 건데 이에 대해선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앞서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은 보험료율(내는 돈)을 기존 9%에서 13%로, 소득대체율(받는 돈)은 기존 40%에서 43%로 올리는 게 핵심이다. 연금 고갈 시점을 2064년으로 9년 늦추게 된다지만, 인상된 보험료를 가장 오래 내야 하는 2030 세대가 국민연금을 받을 시기엔 기금이 소진될 수 있다는 점에서 비판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연금 연구자 모임인 연금연구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누가 연금 지급 보장의 책임을 질 것이냐”면서 “법 조항을 만들어 놓고서 정작 청년세대가 연금을 받을 시점에 가선 연금 줄 돈이 없다면 실상은 청년세대를 한 번 더 기망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