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러시아의 고위급 대표단이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부분 휴전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12시간여에 걸친 ‘마라톤협상’을 벌였다고 알자지라방송이 보도했다.
회담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있는 리츠칼튼 호텔에서 오전 10시께 시작해 오후 10시 30분께 종료됐다. 중간에 3차례 휴식 시간이 있었다.
미국 대표로는 마이클 앤톤 국무부 정책기획국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 키스 켈로그,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참석했다. 러시아에서는 그리고리 카라신 상원 국제문제위원장, 세르게이 베세다 연방보안국(FSB) 국장고문 등이 자리했다.
러시아 국영 통신사 타스는 이날 “12시간 이상의 협의 끝에 마무리됐다”면서 “협상 결과는 25일 렘린궁과 백악관을 통해 발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관련 뉴스
또 미국 대표단은 이날 러시아와의 협상 이후 우크라이나 측 협상단과도 추가 협상을 할 예정이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전날 리야드에서 약 5시간 동안 회담을 하기도 했다.
알자지라는 미ㆍ러 협상의 주요 의제는 흑해 지역 해상 운송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고, 이를 계기로 더 광범위한 휴전을 추진해 2022년 2월부터 시작돼 3년이 넘게 진행된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협상의 초점은 애초 미국이 이번 달 초 제안했던 ‘완전한 30일 휴전안’보다는 훨씬 좁아진 ‘흑해’ 문제로 좁혀져 있다고 짚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흑해 운송 보호, 특히 오데사, 헤르손, 미콜라이우 항구에 대한 포격 중단에 동의하길 바란다. 우크라이나는 항만이 가동되길 강하게 원하고 있으며, 이에 처음부터 공중과 해상에서의 휴전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이날 미국과 러시아가 2022년에 체결됐던 ‘흑해 곡물 협정’의 재개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라고 확인했다. 이 협정은 우크라이나가 자국 항만을 통해 수백만 톤의 곡물과 식품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러시아는 서방이 러시아의 농산물 및 비료 수출 제재를 완화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하면서 2023년 이 협정을 탈퇴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 협의를 통해 에너지 등 인프라 공격을 30일간 중단하기로 합의를 받아낸 데 이어 19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동의를 얻어냈다. 이에 대한 세부안이 25일 공개될지 주목된다. 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최근 며칠간 상대가 에너지 인프라를 계속 공격하고 있다며 서로를 비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