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LG전자, 2030년까지 질적성장 매출 50%↑…신흥시장 공략 가속화

입력 2025-03-2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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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 등 '질적 성장' 영역 확대
인도 등 '글로벌 사우스' 공략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2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경영 성과와 중장기 사업 전략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자료제공=LG전자)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2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경영 성과와 중장기 사업 전략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자료제공=LG전자)

LG전자가 2030년까지 전체 매출에서 기업간거래(B2B), 소비자직접거래(D2C) 등 ‘질적 성장’ 사업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인도·중동 등 새롭게 떠오르는 유망 지역에서의 성장도 가속화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발 관세 인상 리스크에 관해서는 현지 공장 생산 확대 등의 시나리오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단 방침이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2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같은 전략을 발표했다.

LG전자는 △기업간거래(B2B) △가전구독과 웹OS 플랫폼 사업 등을 포함한 논-하드웨어(Non-HW) △D2C 등을 '질적 성장' 사업 영역으로 선정해 육성하고 있다.

조 사장은 “지난해 최대 매출 등 견조한 경영성과를 기록한 데에는 질적 성장이 크게 기여했다”며 “질적 성장 영역이 전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2%로 3년 전인 2021년과 비교해 13%포인트(p) 늘어났고 영업이익의 비중은 71%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이날 2030년 질적 성장 영역의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수요와 가격 변동성이 낮고, 고객 관계 기반의 확장성을 갖춘 B2B에 역량을 집중하면서도 수익을 지속 창출하는 순환형 모델의 Non-HW 사업을 확대하면서 구조적 건전성을 확보해 간다는 계획이다.

또 LG전자는 선진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면서도 아시아,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로 대표되는 신흥시장의 성장 잠재력과 사업기회 발굴에 집중한다.

특히 아시아에서는 세계 1위 인구 대국인 인도 시장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 28년간 구축해 온 현지 사업 인프라를 기반으로 인도 특화 라인업, 생산·서비스·연구개발(R&D) 인프라 강화 등을 추진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해왔다. 최근에는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로부터 LG전자 인도 법인의 IPO 계획을 예비 승인받았다.

조 사장은 “글로벌 사우스 중 인도는 특히 경제 안정성과 성장성 관점에서 독보적이라 생각한다”며 “현재 가전 보급률이 아주 낮은 상황이지만 내년부터 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000달러대에 진입하는 등 구매력이 있는 중산층이 크게 늘 것”이라고 설명했다.

▲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전자 제2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LG전자 최고경영진이 두루 참석해 중장기 전략 방향을 공유하는 등 적극 소통했다. (단상 위 왼쪽부터) 은석현 VS사업본부장, 박형세 MS사업본부장, 류재철 HS사업본부장, 이재성 ES사업본부장, 조주완 CEO, 김창태 CFO, 이삼수 CSO, 김병훈 CTO. (자료제공=LG전자)
▲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전자 제2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LG전자 최고경영진이 두루 참석해 중장기 전략 방향을 공유하는 등 적극 소통했다. (단상 위 왼쪽부터) 은석현 VS사업본부장, 박형세 MS사업본부장, 류재철 HS사업본부장, 이재성 ES사업본부장, 조주완 CEO, 김창태 CFO, 이삼수 CSO, 김병훈 CTO. (자료제공=LG전자)

LG전자는 미국발 상호 관세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러 사업 리스크에 관해서도 대응 전략을 발표했다.

조 사장은 “플레이북을 만들어 준비하고 있다. (미국으로부터) 멕시코에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하면 마지막 방안으로 미국 테네시 공장에서 냉장고, 오븐 등을 다 생산할 수 있도록 부지를 다 준비해놨다”며 “부지 정비 작업이나 가건물을 올리는 작업은 이미 진행하고 있으며 (관세 인상이) 발효되면 지체없이 바로 나설 수 있도록 준비를 해놓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현재 미국 테네시 공장에서 세탁기, 건조기를 제조하고 있는데, 멕시코 관세가 본격화하면 미국 현지 공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러시아 현지 가전 공장 생산 재개와 관련해서는 규제 등이 해제되면 본격적으로 재진입할 수 있다고 했다.

조 사장은 “러시아 생산은 지금 아직 전쟁이 종료가 안 된 상태이기 때문에 조심해서 보고 있는 상태”라면서도 “규제라든지 이런 부분이 해제되면 시작을 할 수도 있다고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금 공격적으로 뭔가를 하고 있지는 않다”고 답했다.

LG전자는 앞서 러시아 모스크바주 루자에 있는 가전 공장에서 시험 생산을 재개한 바 있다. 현지 법인이 보유한 재고 자재를 활용해 세탁기, 냉장고 등의 생산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다시금 LG전자가 종전 기대감에 러시아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LG전자 측은 생산설비 노후화 방지 차원에서 시험 가동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와의 회동과 관련해서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공동 개발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나델라 CEO는 26일 서울에서 열리는 ‘마이크로소프트 AI 서밋’ 참석을 위해 방한한다.

앞서 양사는 LG전자의 이동형 AI홈 허브 'AI 에이전트'(프로젝트명 Q9)의 개발 및 고도화에 협력하고, LG전자는 MS가 구축하는 AI 데이터센터에 열 관리를 위한 칠러 등에서 협업하기로 한 바 있다.

조 사장은 “내일 만나서 어느 정도 구체적인 협업을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AI 에이전트와 MS 데이터센터에 저희 칠러가 들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컨펌이 됐다고 보셔도 좋을 것”이라며 “다만 얼마나 들어갈 것이냐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봐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승인, 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의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사내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의 경우 각각 조 사장과 권봉석 ㈜LG 부회장이 각각 재선임됐다. 사외이사에는 강성춘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가 신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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