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연속성 위기… 삼성전자 후임 인선 과제 부상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가 25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삼성전자 주요 사업에 비상이 걸렸다. 한 부회장은 모바일·TV·가전을 총괄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을 맡아온 만큼 일시적인 리더십 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위기 돌파를 위해 '사즉생(死卽生)과 독한 삼성인' 메시지를 던지며 강한 리더십을 강조한 가운데 한 부회장의 부고는 삼성 임직원들에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날 한 부회장의 별세 소식에 삼성전자 구성원과 업계 동료들은 허망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삼성 한 관계자는 "불과 지난주까지 한 부회장이 삼성전자 주주총회 주재와 중국 출장 등으로 활발하게 경영 활동을 했다"며 "별세 소식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황망해 했다.
삼성전자는 당분간 내부 조직을 안정시키고 동요하는 직원들을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 동시에 한 부회장의 뒤를 이을 후임을 신속히 정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다만 너무나 갑작스러운 사업 수장 부재인 탓에 당장 적임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관측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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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지난해 이후 한 부회장의 역할이 지속적으로 켜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삼성전자는 정기 인사에서 기존 한 부회장의 역할을 더 늘리며 중책을 부여했다. 그는 삼성의 모든 전자 제품을 총괄하는 DX부문장, 생활가전(DA) 사업부장, 품질혁신위원장까지 1인 3역을 맡았다. 한 부회장 공백으로 당장 이 직책은 모두 공석이 된 상황이다.
한 부회장은 1988년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에 입사한 이후 30년 넘게 회사의 영상디스플레이, 생활가전, 모바일 사업 등 전방위 핵심사업을 두루 이끌며 삼성전자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했다.
대표이사에 오른 후에는 모바일·TV·가전 등 반도체를 제외한 모든 사업을 총괄했다. 그는 지난주 주총에서 "최근 주가가 주주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올해 반드시 근원적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견조한 실적을 달성해 주가를 회복시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한 부회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반도체를 제외한 삼성 제품 사업에서 일시적인 경영공백은 불가피해졌다. 특히 한 부회장은 생활가전 사업 역량 강화에 큰 힘을 쏟아 왔다. 26일에는 비스포크 인공지능(AI) 신제품 라인업을 소개하는 '웰컴 투 비스포크 AI' 미디어 행사에 기조연설자로 나설 예정이었지만, 비보에 행사 진행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게다가 삼성전자의 미래 과제인 인수·합병(M&A)을 주도했던 한 부회장의 공백으로 의사결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한 부회장은 주총에서 “올해는 보다 유의미한 M&A를 통해 가시적 성과를 반드시 보여드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 안팎에선 노태문 모바일경험(MX) 사장이 한 부회장 자리인 DX부문장까지 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노 사장 자리에는 최근 원포인트 인사로 사장으로 승진한 최원준 MX사업부 개발실장이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