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대미 투자 위한 미 정부 정책 연속성 보장 당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64조 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투입될 미국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사업의 핵심 인물인 알래스카 주지사와 만나 에너지 분야 등 한-알래스카 협력 강화 의지를 다졌다.
안 장관은 25일 한국을 방문한 마이크 던리비(Mike Dunleavy) 美 알래스카 주지사와 만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등 에너지 협력 강화를 비롯한 '한-알래스카 및 한-미 간 교역·투자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연중 -40도까지 내려가는 북극권 동토인 알래스카 노스슬로프 지역의 푸르도베이에서 난 천연가스를 새로 건설할 약 1300여㎞ 가스관을 거쳐 앵커리지 인근 부동항인 니키스키까지 날라 액화한 뒤 수요지로 공급하는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다. 총투자비는 초기 추산으로만 약 450억 달러(약 64조 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알래스카 주정부에 따르면 푸르도베이 유전 일대에서 상업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된 가스는 34Tcf(조입방피트)로, LNG로 환산하면 약 4억3000만 톤이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가 약 10년간 쓸 수 있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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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손모빌 등 글로벌 오일 메이저 기업이 2014년 개발사업을 시작했지만, 북극해 인근이라는 지역 특성에 따른 개발의 어려움에 당시 국제 천연가스 가격 하락 등까지 겹쳐 사업성 문제로 민간 기업들이 빠져나가면서 개발이 멈췄다.
이후 알래스카 주정부는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해 2020년 연방 정부로부터 공사 승인을 받았으며 올해 1월 미국 에너지 개발사인 글렌파른과 계약을 맺어 이 회사가 시행사 역할을 해 자금 조달 등 프로젝트 진행을 책임지게 했다.
알래스카 주정부는 2031년부터 연간 약 2000만 톤의 LNG를 동아시아 등 수요지에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과 대만에 이어 한국을 찾은 던리비 주지사는 LNG 개발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동아시아 국가의 사업 동참을 희망하고 있다.
중국에 이어 세계 2, 3위 LNG 수입국인 일본과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의 사업 참여는 사업의 성패로 가눌 정도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지난달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방미를 계기로 적극적으로 참여 의향 밝힌 바 있으며, 대만의 경우 국영 석유기업인 대만중유공사(CPC·台灣中油)가 20일 타이베이에서 미국 알래스카 가스라인 개발공사(AGDC)와 액화천연가스(LNG) 구매·투자의향서를 체결하며 참여를 공식화했다.
이에 우리나라도 알래스카 프로젝트의 기회와 리스크를 분석하며 사업 참여 여부를 고민 중이다.
안 장관은 이날 면담에서 한국이 알래스카의 최대 수입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알래스카 수입국 순위를 보면 우리나라가 11억7000만 달러로 1위를 기록했고, 캐나다(10억2000만 달러), 베트남(3억2000만 달러)으로 뒤를 이었다.
안 장관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 알래스카 지역의 개발 촉진을 지원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만큼, 향후 알래스카의 무궁한 발전 가능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산업·에너지 분야에서의 한-알래스카 협력이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 장관과 던리비 주지사는 한미 간 교역·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양국이 이미 에너지, 첨단산업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산업 생태계를 이루어 상호호혜적으로 발전해 왔다고 평가하며 향후 양국 간 협력 강화 의지를 밝혔다.
안 장관은 그간 한국 기업들의 대미(對美) 투자에 따른 일자리 창출과 지역활성화 등 미 경제에 대한 기여도를 강조하며, 앞으로도 활발한 대미 투자가 이어질 수 있도록 미국 주요 정책 및 제도의 안정적인 이행·유지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