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바이오 매각은 “결정된 것 없어”
주주환원 위해 배당성향 상향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이사가 초격차 경쟁력과 글로벌 사업 확장으로 글로벌 톱티어 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와 함께 주주환원 의지를 밝혔다.
CJ제일제당은 25일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제18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손경식 CJ그룹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이형준 CJ제일제당 경영지원총괄 사내이사 신규 선임 등 모든 안건을 원안대로 처리했다. 강 대표는 의장을 맡아 주요 사업 계획을 설명했다.
강 대표는 “불확실하고 어려운 경영환경에서 CJ제일제당은 ‘글로벌 사업 확장’과 ‘초격차 경쟁력’을 중심으로 원가 및 비용 절감, 수익성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했다”며 “미래 성장 동력을 공고히 해 글로벌 라이프 스타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사업부문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전략을 설명했다. 식품 사업은 초격차, 글로벌 지향을 바탕으로 글로벌 전략 제품(GSP) 국가별 실행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국내는 온라인 성장에 집중해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만들고, 해외는 국가별 최적 성장 방향 정립으로 성과 창출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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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 사업은 기술 컨설팅 서비스를 강화하고 사료 생산성을 향상한다. 축산 사업은 밸류 체인 최적화 등으로 시황에 흔들리지 않는 사업 구조 구축을 목표로 세웠다.
강 대표는 바이오 사업에 대해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 아래 글로벌 생산 거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원가 경쟁 우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린 바이오 매각 관련 언급은 없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부터 그린 바이오 사업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료용 아미노산 등을 생산하는 그린 바이오는 CJ제일제당 바이오 사업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글로벌 1위 지위에 있는 핵심 사업이다. 최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등으로부터 매각 제안을 받았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바이오 사업 매각 관련해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주주환원 정책 의지도 강조했다. 그는 “재무적 성과 창출과 중장기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로 기업가치를 확대하고, 적극적으로 주주들과 소통하며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CJ제일제당은 식품업계 밸류업 수혜주로 꼽혔지만,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지 못했다. 밸류업 지수 종목은 크게 시장 대표성,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 평가, 자본효율성 등을 고려해 선정된다.
CJ제일제당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으로 평가된다. 이는 업황에 따라 실적이 크게 오르내리는 바이오 사업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CJ제일제당의 순이익은 3618억 원으로 전년 대비 35.3% 감소했다.
밸류업 지수 편입에서는 탈락했지만, 최근 증권가에서는 지금이 CJ제일제당 주가의 하단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현 주가는 12개월 전망 주가수익비율(PER) 8배로 역사적 하단"이라며 “식품으로의 집중 투자는 재무구조 개선 및 중장기 그룹 내 시너지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강 대표는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개년 신규 배당정책을 수립해, 배당 성향과 분기배당 비중을 상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2024년에는 이미 지급된 분기배당을 포함해 연간 배당금으로 전년보다 상향된 보통주 6000원, 우선주 6050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날 주총에선 CJ그룹을 비롯한 재계에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을 반대하는 이유에 관해 묻는 질문이 있었다.
천기성 CJ제일제당 재경실장은 이에 대해 “상법 개정안과 관련해 논의된 바는 없지만, 이사회 결정이 최대 주주만이 아닌 소액 주주들을 고려한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충분한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