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은 5대 2로 대체로 영풍·MBK파트너스 편을 들었다. 아직 의결권 행사 방향을 공표하지 않은 ‘캐스팅보트’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에 관심이 집중된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는 오는 27일 의결권 행사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28일 열리는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 대해 글래스루이스, ISS, 서스틴베스트,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은행투자관리(NBIM), 한국ESG기준원 등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안건에 ‘반대’ 의견을 표했다. 한국ESG연구소, 영국 의결권 자문사 PIRC는 고려아연 안건에 찬성해 줄 것을 권고했다.
의결권 자문사들은 대체로 고려아연의 현 이사회에 대해 견제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 영풍·MBK가 제시한 이사 후보 선임에는 찬성, 고려아연 측 기존 이사회 구성원들의 재선임에 대해 대체로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다만 고려아연이 제안한 ‘이사 수 상한 설정’ 등 정관 변경 안건에는 NBIM을 제외하고 모두 찬성 입장을 표했다.
고려아연 측이 제시한 이번 주주총회의 주요 안건은 △이사 수 19인 상한 △분리선출 사외이사 등이다. 현행 ‘이사 3인 이상’으로 설정된 정관이 이사회 비대화로 이어져 경영 비효율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영풍·MBK 측이 이사회 멤버를 과반 이상으로 늘리지 못하도록 견제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해당 안건에 대해 영풍·MBK 측은 최 회장이 자신들의 이사회 과반 확보를 막는다고 판단해 반대하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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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결권 자문기관인 서스틴베스트와 NBIM은 최 회장 측이 추천한 이사 후보 7명에 대해 모두 반대했다. 노르웨이 정부 연기금을 운용하는 NBIM은 ISS, 글래스루이스와 마찬가지로 최근 최 회장 측 감사위원 후보 3명에 대해 모두 반대를 권고했다. 또 최 회장 측 추천이사 후보 7명에 대해서도 전부 반대 의사를 표했다. 반면 영풍·MBK 측 주주제안 내용인 ‘이사 17인 선임’안에는 찬성표를 던졌다.
NBIM은 '이사 수 19인 상한'과 '분리선출 사외이사'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고려아연 이사회가 유명무실한 존재로 전락해 고려아연 기업지배구조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평가했다. NBIM은 “이사회가 효율적으로 운영될지, 주주 권리가 보호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반대 이유를 제시했다. 현 고려아연 이사회는 물론 경영진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시장의 시선은 국민연금으로 쏠린다. 국민연금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지분인 4.51%를 보유 중인 ‘캐스팅보트’다. 국민연금 수책위는 고려아연 주총 안건에 대해 ‘콜업(의결권 행사 요청)’ 권한을 행사한 상황이다.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고려아연 측 안건에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편 최대 변수는 주총 직전에 나올 법원의 가처분 판결이다.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이 호주 자회사를 통한 순환출자 구조를 의도적으로 만들어 자신들의 의결권을 제한한 데 반발해 법원에 의결권 행사 허용을 요청하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 영풍의 의결권이 살아나 이사 수 상한 안건은 부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