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기업이 바라보는 경기 전망이 3년 1개월 연속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최근 글로벌 무역 장벽이 높아지면서 수요 둔화에 따른 우려가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26일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다음 달 BSI 전망치는 기준선 100을 밑돈 88.0을 기록했다. BSI가 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경기 전망이 긍정적, 제100보다 낮으면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BSI는 2022년 4월 99.1을 기록한 이래 3년 1개월 연속 기준선을 밑돌면서 역대 최장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BSI는 1월(84.6) 급락 후, 2개월 연속 회복세를 보이며 이달 90.8로 반등했으나 한 달 만에 다시 80대로 하락했다.
3월 BSI 실적치는 91.9로 조사됐다. 실적치는 2022년 2월(91.5)부터 3년 2개월 연속 부진으로 나타나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장기화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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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 4월 경기전망은 제조업(92.0)과 비제조업(84.2)의 동반 부진이 예상된다. 제조업 BSI는 지난해 4월(98.4)부터 1년 1개월 연속 기준선을 하회했다. 비제조업 BSI는 올해 1월(84.9)부터 4개월 연속 90선 아래에 머물렀다. 비제조업 BSI가 4개월 연속 90선 미만을 기록한 것은 코로나19로 거리두기가 시행되며 내수가 극도로 위축되었던 2020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제조업 중에서는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11.1)가 유일하게 호조 전망을 보였다. 기준선 100에 걸친 의약품 등 3개 업종을 제외한 다른 업종은 업황 악화가 전망된다. 비제조업의 경우 여가·숙박 및 외식(100)을 제외한 전 부문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관세 및 보호무역 확대 등 글로벌 교역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주요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결합 규제 등을 완화하고, 투자와 사업재편 등의 의사결정을 지연시키는 상법개정 논의를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