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다회용컵으로 드세요"…에버랜드 알바생 된 환경장관[현장]

입력 2025-03-25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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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삼성물산·용인시, 에버랜드 일회용컵 감량 협약
6월부터 다회용컵으로 순차 전환…25일 음료 나눔 행사

▲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25일 오후 경기 용인 에버랜드에서 ‘에버랜드 맞춤형 일회용 컵 사용감량을 위한 자발적 협약’ 체결 후 방문객들에게 다회용컵에 든 음료를 나눠주고 있다. (정호영)
▲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25일 오후 경기 용인 에버랜드에서 ‘에버랜드 맞춤형 일회용 컵 사용감량을 위한 자발적 협약’ 체결 후 방문객들에게 다회용컵에 든 음료를 나눠주고 있다. (정호영)

"무슨 음료 드실래요?"

25일 오후 3시 용인 에버랜드. 튤립축제가 열리는 포시즌스가든 내 마련된 무료 음료트럭 앞에 선 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다회용컵에 든 커피와 아이스티를 시민들에게 연신 건넸다. 음료를 마신 시민들은 차례대로 트럭 좌·우측에 설치된 반납함에 다회용컵을 넣었다.

이날 행사는 환경부가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용인시와 체결한 '에버랜드 맞춤형 일회용컵 사용 감량 자발적 협약'을 계기로 마련됐다. 협약에 따라 6월부터 에버랜드에서 쓰이는 일회용컵은 다회용컵으로 순차적으로 전환된다. 전체 45개 매장 중 음료를 판매하는 28개 매장이 적용 대상이다. 고객이 음료 포장을 원하면 일회용컵 대신 다회용컵이 제공된다. 에버랜드는 매장 내에서는 다회용컵을 의무 사용하고 있다. 에버랜드는 공원 주요 거점에 반납함을 20곳 이상 설치할 계획이다.

용인시는 다회용기 전환에 드는 초기 비용을 지원하고 환경부는 협약을 뒷받침하기 위한 행정·재정 지원에 주력한다. 다회용컵 사용 전환에 시간이 더 필요한 일부 가맹점과도 협의를 이어간다.

협약 직후 정책 홍보를 위해 진행된 음료 무료 나눔 행사에는 김 장관을 비롯해 이번 협약에 참여한 정해린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대표이사, 이상일 용인시장이 일일 아르바이트생으로 나섰다. 준비된 음료는 300잔. 이들은 폐페트병으로 만든 업사이클링 앞치마를 두르고 방문객에게 거듭 손짓하며 다회용컵에 담긴 음료를 건넸다.

시민들은 미세먼지와 강풍이 몰아치는 궂은 날씨에도 행사에 호기심을 보이며 삼삼오오 음료트럭 근처로 모여들었다. 두 개의 반납함은 금세 빈 다회용컵으로 가득 찼다.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친환경적인 정책 취지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반납함이 충분치 않거나 놀이기구 탑승 전 컵 보관 체계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이용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 소녀가 25일 에버랜드에 마련된 다회용컵 반납함(임시)에 다회용컵을 넣고 있다. (정호영)
▲한 소녀가 25일 에버랜드에 마련된 다회용컵 반납함(임시)에 다회용컵을 넣고 있다. (정호영)

친구와 함께 행사에 참여한 20대 직장인 최시은 씨는 "놀이공원에서 다회용컵을 쓰면 불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직접 마셔보니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며 "조금의 불편함만 감수한다면 낭비될 수 있는 일회용컵을 줄일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직접 체험해보니 다회용기 필요성이 더 와닿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주(가명·21)씨는 "환경 측면에서 취지는 굉장히 좋은 것 같다"며 "다회용기를 반납할 곳만 많이 있다면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남자친구와 에버랜드를 찾은 김가을(29)씨는 "환경 문제 때문에 요새는 (다회용기 이용이) 필요한 부분인 것 같다"며 "조금 불편할 수는 있을 것 같은데 놀이기구 탈 때 컵을 보관할 수 있는 시설을 잘 갖춰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이번 다회용컵 전환 정책으로 에버랜드 내 매년 200만 개 이상의 일회용컵 사용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장관은 행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오늘 행사가 모든 놀이공원과 대학, 지역 카페거리, 주요 프랜차이즈 업계에 일회용컵 대신 다회용컵이나 보증금제를 시행하게 되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환경부와 용인, 에버랜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부족한 점이 있다면 보완하며 정책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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