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약품그룹이 지난해 겪은 오너가 경영권 분쟁을 종결하고, 지배구조를 재편해 선진 거버넌스 체제 구축을 선언했다.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맡고, 대주주는 이를 지원·견제하는 체제를 구축해 글로벌 기업으로 비상하겠다는 계획이다.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가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지배구조 재정비에 나섰다.
한미약품은 이날 오전 8시 30분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최인영 사내이사, 김재교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의 건 등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김 이사는 유한양행과 메리츠증권 등을 거치면서 경영관리, 기획, 글로벌 전략, 투자 등 제약바이오 산업 전반에서 30년 이상의 경험을 가진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한미약품은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혁신해 나갈 수 있는 전문가로 판단해 김 이사를 선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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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이사는 27년간 한미약품에서 다양한 신약 플랫폼을 구축하고, 신약 개발을 선도해온 인물이다. 2015년부터 다수의 글로벌 기술수출을 성공시켰다. 현재 한미약품 연구개발(R&D)센터장으로 한미약품 신약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새로운 모달리티(치료접근법)를 연구하는 등 우수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한미약품을 더욱 성장시킬 적임지라는 기대를 받는다.
한미약품 주총 의장을 맡은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어수선했던 지난 한 해 주주들의 격려와 성원에 힘입어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면서 “지난해 한미약품은 1조4955억 원의 매출, 216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원외처방 시장에서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블록버스터 제품 20여 종을 배출했다. 이런 실적을 토대로 7년 연속 원외처방 실적 1위라는 대기록도 세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선택과 집중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해야 하는 것을 구분해 성과를 선보이겠다.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닌 성과를 위한 연구로 방향을 전환해 높은 주주가치로 보답하겠다. 한미약품의 신성장동력은 주주의 성원으로부터 시작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전 10시 같은 장소에서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도 열렸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은 이날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직을 사임했고, 일신상 사유로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주총 의장은 신유철 한미사이언스 사외이사(신유철 법률사무소 변호사)가 맡았다.
신 이사는 “한미약품그룹은 어려웠던 지난 시간은 오늘 이후로 훌훌 털고 오직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길을 걷겠다”며 “한국의 기업경영 환경에서 볼 수 없던 선진적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고, 대주주는 이사회 구성원으로 이들을 물심양면 지원하고 관리·감독하는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한미사이언스는 이날 임주현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부회장, 김재교 전 메리츠증권 부사장, 심병화 전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 김성훈 전 한미사이언스 상무를 사내이사로, 김영훈 전 서울고법 판사, 최현만 전 미래에셋증권 회장, 신용삼 가톨릭대서울성모병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앞서 김재교 후보는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로 내정돼 이달 초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으로, 심병화 후보는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내정돼 부사장에 입사했다.
신 이사는 “더 이상의 분쟁은 없다”며 “어려웠던 지난 시간은 더없이 높이 날아오르기 위한 힘겨운 발돋움이었다고 생각한다. 창업주인 고 임성기 회장이 주창한 창조와 혁신, 도전을 향해 뛰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