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초불확실성 시대가 가장 큰 적... AI 통해 경쟁력 키워야"

상의 회장 취임 4주년 간담회…새 경제모델·포지셔닝 재설정 제시
상법 개정안에는 "지금이 할 타이밍인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상의)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초불확실성의 시대가 기업의 가장 큰 적"이라며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기업의 의사결정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25일 열린 취임 4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리스크의 크고 작음보다 불확실성이 너무 커지는 것이 문제"라며 "기업뿐 아니라 자영업자와 시민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글로벌 경제의 불안 요소로 인공지능(AI) 산업의 급격한 발전을 꼽으며, 국내 제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AI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조업 경쟁력이 과거처럼 강하지 않으며, 단순히 수출 주도형 경제로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AI를 활용해 제조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가 AI 인프라를 제대로 구축하지 못하면 종속될 위험이 있다며, 자체적인 대형언어모델(LLM) 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AI 기술 확보는 단순한 산업 경쟁력을 넘어 국가 경제의 자립성과 지속 가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짚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상법 개정안에 대해선 "현재 경제 불안 요소가 많은데, 지금 이 타이밍에 꼭 해야 할까 하는 생각은 남는다"며 "상법은 경제 쪽에서 보면 헌법과 비슷한데 그걸 바꿔서 새 국면으로 들어가자는 게 적절한(right) 타이밍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가 요구해 온 '주 52시간 적용 예외'에 대해서도 "기업이 결정할 수 있는 자유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면 동의하지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법을 만들 때는 좋은 취지지만, 법이라는 게 항상 취지대로 움직이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규제가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라면서도 "하지만 너무 많은 비대한 규제는 모든 사람의 자율을 억압하고 창의성을 추락시키다 보니 성장에 별 도움이 안 되고 현재 사회 문제를 푸는 데 별 도움이 안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제 철학"이라고 덧붙였다.

미중 갈등과 관련해선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은 좋지 않다"면서도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이 중국발전포럼(CDF)에 참석하는 것을 예로 들며 경제적 기회를 기준으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냉정하게 얘기해서 지금의 포지션이 돈이 되는지를 판단해 각자 거기에 맞춘 전략을 펼 수밖에 없다"며 "돈을 벌 수 있는 확률과 기회가 많이 있다고 하면 상황이 어떻다고 해도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10월 개최되는 '2025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의 의장을 맡은 최 회장은 행사 준비 상황도 공유했다. 그는 "약 1700명의 기업인을 포함해 2만 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경제적 효과는 7조4000억 원, 고용 효과는 2만4000명 규모"라고 전망했다.

또 "행사 참석자들을 위해 포항에 크루즈선을 정박시켜 숙소 문제를 해결하고, 방문 기업인들이 포항제철소 등 산업 현장을 견학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