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최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기조가 갈팡지팡 행보를 보이며 시장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에 대해 "가계대출 양과 대출금리 관리라는 두 가지 목표함수를 갖고 있는 당국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출에 의존하는 가계 주택금융 문제 해결 방안으로 지분투자 방식을 활용한 주택금융 프로그램을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월 가계대출 숫자를 보면 관리 목표내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으나, 긴장감을 놓지 않고 가계대출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특히 이날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지침이 갈피를 잡지 못하면서 은행권의 대출 정책도 덩달아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최근 가계대출과 관련해 정부와 금융당국의 대응이나 메시지가 혼란스럽다, 오락가락한다 하는 지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충분히 일리가 있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다만 "통제변수나 목표함수가 하나일 때 그 비판이 타당하다"면서 "금융당국은 양을 적정하게 관리를 하고 기준금리가 내려오는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이걸 시장원리에 따라 반영해야 되는 두 가지 목표함수를 갖고 이를 달성해야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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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급적이면 일관되게 정책을 펼쳐나가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며 "은행들도 현장에서 일어나는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 자율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지난해부터 (은행권에) 심사를 통해서 (가계대출을) 제어해 달라고 했고, 어느 은행은 조금 더 타이트하게 다주택자·갭투자를 막고, 어느 은행은 좀 더 느슨하게 자율적으로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지분형 주택금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현금을 많이 보유하지 못한 서민들의 경우 집을 구매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지는 상황이 돼고 있다"면서 "주택금융공사 등을 활용해 파이낸싱을 지분형으로 할 수 있는 방법 등을 관계부처와 논의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다만 과거에도 유사한 콘셉트를 가진 방안들이 시도됐지만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며 "어떤 부분 때문에 제약이 있었는 지도 검토하고 논의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우리금융의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심사와 관련해서는 "저희들은 법을 집행하는 기관이고, 법적인 요건을 충족하고 있느냐가 심사의 주 대상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금감원에서 등급과 심사 의견을 받았고, 정해진 절차에 따라 심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법과 규정은 2등급 이상일 것, 그런데 그게 충족이 안 될 경우에는 부실자산 정리·자본 확충 등 요건을 충족하는지 등을 보도록 하고 있는데 그 부분들을 하나하나 짚어보고, 그에 따라 결론을 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근 기업은행에서 임직원 가족·친인척 등에 대한 882억 원대 부당대출이 적발된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엄중한 인식을 갖고 있다"며 "관련 수사도 진행 중인데 결과에 따라 엄청히 대처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현재 책무구조도를 시행해 정착되는 단계인데 친인척·퇴직자와 관련해 좀 더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내부 통제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감독당국이 할 지, 은행 스스로 그런 부분을 갖추도록 할 지 논의해 방안을 찾겠다"고 했다.
MG손해보험 매각 무산에 따른 처리 방안에 대해서는 "선택지가 굉장히 좁아져 있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역설했다.
김 위원장은 "원칙은 건전한 시장질서 확립, 보험계약자 보호, 금융시장 안정"이라며 "좁아진 선택지 중에서 이런 원칙에 어느 것이 가장 부합되는 바람직한 안인지, 그 안이 실현 가능한 지를 면밀히 짚어보고 늦지 않은 시간 안에 처리 방안을 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