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생산 시작 20년 만의 성과…아이오닉5·9 양산, 내년엔 기아
혼류 체제로 하이브리드도 투입…생산 유연화 8개 차종 생산 가능
HMGICS 개발한 첨단기술 도입…“현지 생산비율 44%까지 올릴 것”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준공하며 미국 생산 연간 100만 대 체제를 구축했다. 이는 2005년 현지 생산을 시작한 지 20년 만의 성과로 향후 120만 대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26일(현지시간)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HMGMA는 지난해 10월 아이오닉 5 생산을 개시했고 올해 3월 현대 전동화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 아이오닉 9 양산에 돌입했다. 내년에는 기아 모델도 추가 생산 예정이며 향후 제네시스 차량으로 생산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혼류 생산 체제 도입으로 전기차뿐 아니라 하이브리드 차종도 내년에 추가 투입한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HMGMA는 유연한 생산 시스템을 갖춰 8개 차종을 생산할 수 있다”며 “여러 시장 변화와 고객의 상태에 맞춰 후기 차종은 조만간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의 40%는 기아 차종으로 만들 것”이라며 “첫 번째 차가 투입되는 시점은 내년 중반 정도로 미국 수요를 감안해 하이브리드로 생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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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미국에서 40만 대 판매에 머물던 현대차그룹은 미국 현지에 공장을 설립하며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가동을 기점으로 2006년 75만 대, 기아 조지아 공장 준공 이듬해인 2011년에는 113만 대로 판매가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171만 대를 판매하며, 국내(125만 대)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HMGMA는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실증 개발한 첨단 제조 기술을 본격 도입, 생산 전 과정의 데이터를 디지털화해 운영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으로 구현됐다. 자동 검사설비에서 수집된 데이터로 품질을 관리하고, 인공지능(AI)이 생산 빅데이터를 분석해 이상징후를 사전 감지해 고품질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장 부회장은 “HMGICS에서 약 60% 정도 최신 기술을 가져왔고, 앞으로도 싱가포르에서 개발하고 있는 선진 제조 혁신 기술을 지속해서 도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첨단 로봇이 고중량·고위험 공정 검사를 담당하는 점도 특징이다. 세계 최초로 고중량이 차량 도어 장착 공정을 로봇이 완전 자동화하고, 로봇 결합 비전 시스템으로 차체 1대당 약 5만 장의 이미지를 촬영·분석해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 등이 첨단 로봇을 도입한 대표적 사례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도 차체의 복잡한 사양을 정밀하게 확인하는 공정을 책임진다. 향후에는 휴머노이드 로봇 ‘올 뉴 아틀라스’가 시범 투입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HMGMA 내·외부 물류 시스템도 혁신했다. 의장 공장 내부에는 200여 대의 자율이동로봇(AMR)이 부품을 자동으로 적시에 공급한다. 완성된 차량의 품질 검사장 이송 또한 48대의 주차로봇이 담당한다. 현대 엑시언트 수소전기 트럭 21대가 HMGMA로 부품을 운송하는 등 외부 공급망은 현대차그룹의 수소 모빌리티가 활용됐다.
현대차그룹은 관세와 지역주의에 맞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장 부회장은 “현재 미국에서 170만 대를 팔고 있는데 이중 현지 생산비율은 36% 정도로, 이를 44%까지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