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 “2019년 트럼프 회동 때 증설 검토”
“HMGMA 잘 지어져…백악관서 발표 영광”
미 조지아 최첨단 거점 구축…연산 30만대 규모 스마트 팩토리
美 연산 100만대 생산 돌입…생산 전 과정 디지털화

현대자동차그룹이 내년 미국 시장 진출 40주년(현지 판매 기준)을 앞두고 최첨단 스마트 팩토리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HMGMA)’를 완공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치열한 격전지인 미국에 최첨단 제조 혁신 거점을 구축하고, 미국 내 톱티어 자동차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HMGMA’의 준공식을 개최했다. 2022년 10월 첫 삽을 뜬 지 2년 5개월 만이다.
HMGMA는 2005년 준공한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HMMA), 2009년 가동을 시작한 기아 조지아 공장(KaGA)에 이은 미국 내 세 번째 생산거점이다. 연산 30만 대 규모의 첨단 기술 기반 스마트 팩토리로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성장을 견인하는 전략적 생산 기지이자 핵심 거점이다. 추가로 향후 20만 대 증설도 계획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양국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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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환영사에서 “HMGMA는 혁신적 제조 역량 이상의 더 중요한 가치를 의미한다”며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모빌리티의 미래이며, 바로 이곳에서 그 미래를 함께 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장 입구에는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HMMA), 기아 조지아 공장(KaGA), HMGMA에서 생산하는 GV70 전동화모델, EV9, 아이오닉 5가 전시되고,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이 안내를 돕는 등 현대차그룹의 미국 생산 네트워크와 현지 법인들의 유기적 협력이 주목을 받았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이 집결된 HMGMA는 자동화 제조기술과 지능화, 유연화로 제조혁신을 실현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이다. 인간 중심적으로 설계된 제조환경 안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로보틱스-사람을 연결해 유연하고 자유로운 협업으로 미래 모빌리티를 구현하겠다는 현대차그룹의 의지를 담았다.
메타플랜트(Metaplant)는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생산거점인 ‘플랜트(Plant)’의 합성어로, 현재의 한계를 초월하는 새로운 창의성의 중심이 되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HMGMA 근로자도 ‘메타프로(Meta Pros)’로 명명했다.
이날 준공식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브라이언 켐프(Brian P. Kemp) 조지아 주지사, 버디 카터(Buddy Carter) 연방 하원의원, 앙헬 카브레라(Angel Cabrera) 조지아공대 총장, 조현동 주미 대사와 장재훈 부회장, 호세 무뇨스(Jose Munoz)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 HMGMA 임직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한편, 이날 정 회장은 준공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2019년부터 (공장 건설을) 준비했는데 중간에 어려움도 있고 그랬지만 빨리 잘 지어졌다”며 소감을 전했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 서울에서 정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을 때부터 공장 증설을 검토했다. 2022년 기공식 이후 2년 만에 압축해 공장을 지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인력 문제부터 자재비 상승, 공기 단축 등 여러 과제를 해결해야 했다.
정 회장은 백악관에서 투자를 발표하게 된 이유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 초청을 여기 공장으로 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공장을 건설한다는 얘기를 듣고 그러면 백악관으로 와서 발표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해 백악관에서 발표하게 됐다”며 “저희로서는 매우 큰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한 발표 행사에서 4년간 미국에 210억 달러(약 31조 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국내기업이 대미 투자 계획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회장은 관세 이슈에 대해선 “4월 2일 이후가 굉장히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관세에 대비해 공장을 짓고 제철소를 만든다기보다는 미국에서 앞으로 생산할 차량이 그린 스틸(친환경 공정으로 만들어진 철강 제품)을 써서 저탄소강으로 차를 제조해 팔아야 하는 시기가 오기 때문에 그 일환으로 준비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대차그룹은) 일개 기업이기 때문에 (투자계획 발표로) 관세에 큰 영향을 주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관세라는 것은 국가와 국가의 문제이기 때문에 한 기업이 어떻게 한다고 해서 관세 정책이 크게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만약 조금이라도 좋은 영향이 있다면 저희로서는 노력한 만큼 보람이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관세 발표 이후 정부에서 주도적으로 해나가고 개별 기업도 계속 협상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때부터가 시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지금 관세나 지역주의 등으로 결국 현지화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현지에서 점유율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현지화 역량을 더 많이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70만 대 조금 넘는 현지 생산 능력을 30만 대 추가로 늘리는 1단계, 여기에 추가 20만 대 확장하는 2단계까지면 12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은 HMGMA의 현 생산능력인 30만 대에 향후 20만 대를 증설해 120만 대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장 부회장은 “현재 미국에서 170만 대를 팔고 있는데 이중 현지 생산비율은 36% 정도로, 이를 44%까지 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장 부회장은 “HMGMA는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약 60% 정도 최신 기술을 가져왔고, 앞으로도 싱가포르에서 개발하고 있는 선진 제조 혁신 기술을 지속해서 도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장 부회장은 “HMGMA는 유연한 생산 시스템을 갖춰 8개 차종을 생산할 수 있다”며 “여러 시장 변화와 고객의 상태에 맞춰 후기 차종은 조만간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의 40%는 기아 차종으로 만들 것”이라며 “첫 번째 차가 투입되는 시점은 내년 중반 정도로 미국 수요를 감안해 하이브리드로 생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생산하는 물량이 미국으로 이동할 계획은 없고 미국에서 늘어나는 물량을 HMGMA에서 커버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