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들의 순이익이 경기침체로 인한 대손비용 급증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3일 발표한 '국내은행의 2009년 상반기중 영업실적' 잠정치를 분석한 결과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6조7000억원에 비해 3조8000억원(57.4%)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분기별로는 2분기 순이익이 2조3000억원으로 지난 1분기에 기록한 6000억원과 비교했을 때 무려 1조7000억원(302%)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시중 은행이 1조500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4조5000억원)보다 3조원 줄었고 지방 은행 순이익도 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0억원 감소했다.
이익 구성별 내역을 살펴보면 상반기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지난 1분기 시중금리 하락 영향으로 순이자마진(NIM)이 전년동기(2.28%) 대비 0.43%포인트 축소된 1.85%를 기록, 작년 상반기 16조원에서 올해 15조원으로 1조원 줄었다.
금감원은 이와 관련, 금리 하락기에는 대출금리에 비해 정기예금 등 자금조달 금리의 조정이 늦게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순이자마진은 지난 2007년 2.44%를 기록한 이후 2008년 상반기 2.28%, 2009년 상반기 1.85%로 꾸준히 하락했다.
반면 경기침체에 따른 부실여신 증가로 충당금 전입액이 크게 늘어나 상반기 은행 순이익을 크게 떨어뜨린 것으로 파악됐다.
상반기 충당금 전입액는 7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2조3000억원 대비 4조8000억원(206.4%) 증가했다. 다만, 2분기 충당금 전입액은 1분기 충당급 전입액(4조5000억원)에 비해 1조9000억원(42.9%) 감소한 2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비이자이익은 수수료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증시 호전 및 출자전환 주식 매각에 따른 유가증권관련이익 등으로 전년동기(3조7000억원) 대비 3000억원 증가(8.1%)한 4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펀드ㆍ방카슈랑스 판매 감소 등으로 은행들의 수수료 수익이 감소했지만 출자전환 주식 등 매도가능 증권 처분을 통한 평가이익의 이익 실현 등으로 유가증권관련 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염준용 금감원 은행서비스총괄국 조사역은 "최근 단기 시중금리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국고채 금리 등 일부 시중금리가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은행이 향후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순이자마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은행 자체적으로 자금조달ㆍ운용 금리 구조의 개선을 통해 금리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 경기회복세의 영향으로 대출 채권의 건전성 개선이 기대되나 기업실적 개선 및 글로벌 경제 회복 추세의 지속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하므로 은행은 향후에도 엄격한 자산 건전성 분류 및 충실한 충당금 적립 등을 통해 신용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