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최대 실적
D램·HBM 효자 제품으로
딥시크·CXMT 우려에도
“고성능·고용량 트렌드 계속된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27일 “시가총액은 계속 우상향해 지난해 연중 170조 원을 돌파하는 역사를 기록하며 국민주로서 시장 인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용 메모리 제품의 경쟁력을 앞세워 업계를 선도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회사는 앞으로도 메모리와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며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곽 사장은 이날 오전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에서 열린 제7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난해 회사는 뛰어난 인공지능(AI) 메모리 기술력을 바탕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며 이처럼 말했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2023년 대비 33조4000억 원 증가한 66조2000억 원으로 기록됐다. 영업이익 역시 최대 호황기였던 2018년 실적을 넘어 23조5000억 원을 기록하는 등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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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지난해 영업 현금흐름은 전년 대비 7배 상승한 30조 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2023년 말 23조 원까지 증가했던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8조5000억 원으로 축소했다. 회사는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체력을 강화했다”고 자평했다.
곽 사장은 호실적의 배경으로 D램과 고부가가치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을 꼽았다. 그는 “이같은 제품 포트폴리오 운영을 바탕으로 판매 경쟁력을 강화했다”며 “낸드는 물론 높은 고용량의 엔터프라이즈SSD(eSSD) 판매 확대로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의 올해 HBM 물량은 이미 완판됐다. 내년도 물량은 올해 상반기 내 고객과 협의하며 논의 중이다.
앞으로 회사는 컨벤셔널 메모리에서도 업계를 선도하는 제품을 만들 계획이다. 곽 사장은 “세계 최초로 1c나노미터(㎚)를 적용한 DDR5 개발을 지난해 8월 완료했고 향후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지난해 6월 1나노미터(㎚) 기반의 세계 최고 수준 기술로 LPDDR5X, 7월에는 GDDR7 제품을 선보이며 뛰어난 제품 기술력을 선보였다. 지난해 11월에는 업계 최초로 최고층의 낸드 321단 제품을 양산하며 기술한계를 돌파했다.
회사는 수익성이 확보된 제품에 투자를 지속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HBM 수요 예상에 따라 2022년 완공한 청주 팹 M15X 투자 결정도 이 원칙에 따른 것이다. 회사는 이곳에서 1나노미터를 기반으로하는 HBM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2028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인디애나주 어드밴스드패키징 생산 시설도 준비 중이다.

중국의 ‘딥시크’같은 저가형 AI 모델이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이에 HBM4와 같은 고성능 제품에 대한 수요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곽 사장은 “AI 모델이 정확한 데이터를 얻기 위해 오랜 시간 훈련하고 또 많은 데이터를 활용해야 한다는 원칙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오히려 딥시크 같은 AI 모델의 등장으로 신규 스타트업 기업의 시장 진입이 가속화되고 또 양질의 AI 서비스가 늘어나면 그래픽처리장치(GPU)나 반도체 맞춤형 설계(ASIC) 기반의 AI 수요는 더욱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HBM4 12단 설비 투자 계획’을 묻는 주주의 질문에 곽 사장은 “아직은 시황을 살펴봐야 하며 올해 하반기에 양산 및 공급이 예정돼 있다”며 “고객과 밀접하게 논의하고 있어서 그 이상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중국 메모리 제조사 CXMT 등을 중심으로 저가형 D램을 대량 생산되는 현상과 관련해 곽 사장은 “타사 상황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건 적절치 않다”면서도 “해당 업체의 대응 영역이 중저가용 레거시(구형) 제품에 있는 것으로 판단하며, 전체 글로벌 메모리 수요가 점점 프리미엄 제품 또는 고용량 제품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자사는 그런 추세에 맞춰 제품 믹스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