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 “트럼프 2기, 韓 관세율 최대 25%…환율 최소 현 수준보다 더 올라”

입력 2025-03-2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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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한국기업평가가 2025 KR 크레딧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hihello (출처=정회인 기자)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한국기업평가가 2025 KR 크레딧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hihello (출처=정회인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협상 타결 시기와 조건에 따라 국내 원ㆍ달러 환율 상승 폭이 확대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 상호관세율은 10~25%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캐나다·멕시코, 철강·알루미늄 관세율을 감안했을 때 25%를 웃돌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다.

27일 한국기업평가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KR 크레딧 세미나’를 열고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정책이 국내 금융통화와 산업환경에 미칠 영향을 이같이 점검했다. 미 트럼프 행정부는 당장 다음 달 2일부터 상호 관세 발표를 예고한 상황이다.

글로벌 보복 관세 전쟁의 전선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앞서 철강·알루미늄에 이어 미국에 수입되는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상호 관세 부과 방침까지 재확인하면서다.

정문영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트럼프 정부의) 정확한 관세 시행 일정 전망은 불가능하지만, 작동 방식에는 일정한 패턴이 존재한다”며 “관세 정책도 지지율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내년 11월 중간선거 지지율 관리를 위해 내년부터 변동성이 완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경제 과대 평가에 대해서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경제성장률 과대 평가로 인해 관세 협상이 지연될 경우 미국을 비롯한 거시경제 변동성이 장기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주요국의 대응이 보복 관세에서 나아가 미국 내 보유자산 청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 시장금리 하락은 미국보다 더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비교적 하방이 제한되는 미국 시장금리와 달리 국내 시장금리는 경기부양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어서다. 최근 하락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은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연평균 1364.0원이었던 환율은 올해 들어 1450원 선을 유지 중이다.

정 전문위원은 “한미금리 역전, 국내 경제성장률 둔화, 경상수지 흑자 감소 등을 고려할 때 환율은 주요국 전체 통화 대비 약세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은행은 급격한 환율 상승을 유발하지 않는 수준에서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봤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제시한 올해 한국 실질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5~1.6%로 역대 최저다. S&P 글로벌은 한국의 이보다 낮은 1.2%로 전망했다.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최저 수준이다.

다만 원화 약세가 대미 관세의 부정적 영향을 일부 상쇄할 수 있는 긍정적 측면도 제시된다. 한기평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 10원 상승 시, 현대차 기아 각각 2000억 원 이상 영업이익 증가 효과 발생한다.

정 전문위원은 “한국은 대규모 외환을 보유하고 있어 환율 상승이 위기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가능성이 상승하는 대신, 한국 제품의 수출 경쟁력은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주요 산업이슈에서는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 3개 산업을 중점적으로 평가했다. 한기평이 미국 관세 위험도(익스포져)가 높은 9개 산업을 점검한 결과 4개 산업(자동차·철강·반도체·이차전지)은 비우호적, 1개 산업(조선)은 우호적으로 전망됐다. 트럼프 당선 전인 지난해 11월과 비교해 ‘기계/방산’은 ‘비우호적→중립적’으로 상향됐고, ‘정유’는 ‘우호적→중립적’으로 하향됐다.

유준위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관세정책이 구체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기조를 돌이켜보면 친환경 약화, 화석연료 강화 정책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며 관세에 따라 최대 부정적 영향에 놓인 업종으로 이차전지를 꼽았다. 국내 이차전지 산업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전기차 구매보조금,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조항이 축소 또는 폐지 영향을 받으면 수익성이 즉각적으로 저하할 것으로 봤다. 셀 업체의 고정비 부담이 소재 업체로 전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단기 재무부담 통제에 주목했다. 국내 이차전지 업계는 대규모 투자 지속으로 업계 전반의 차입금 의존도, 부채비율 등 재무안정성 지표가 악화하는 추세다. 지난해 이후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연기하며 투자계획을 조정하고, 유상증자, 유휴자산 매각 등 자구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신종자본증권은 Call 행사를 통한 실질 상환 부담이 내재하고 있는 점이 부담이다.

국내 이차전지 업체들은 지난해 SK온(6월, 5000억 원), 에코프로(750억 원, 10월), 포스코퓨처엠(6000억 원, 12월) 등 잇달아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SK온은 지난해 10월부터 2달 연속 1조5000억 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시행했으며, SK넥실리스는 SKCFT홀딩스 유상증자(7000억 원)을 단행했다. 삼성SDI는 오는 6월 약 2조 원 유상증자를 준비하고 있다.

철강도 관세 부과로 인한 수출 경쟁 확대, 전방 수요 위축으로 인해 수급이 악화할 것으로 봤다. 미국 철강 수입시장에서 한국은 캐나다(1위), 브라질(2위), 멕시코(3위)에 이어 4위를 확보 중이며, 미국은 한국 철강 제1의 수출시장이다. 한국의 지난해 국가별 철강 수출 비중에서 미국은 1위(12.4%)다.

반도체 산업 내에서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보다 미국 통상압박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클 전망이다. 높은 ‘칩스법’(반도체 및 과학법) 리스크와 모바일, PC 등 전통 수익기반 내 높은 비중을 감안했을 때 주요 세트 제조국가에 대한 관세 부과 여부가 영업실적에 중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SK하이닉스는 현 신용도에 부합하는 실적 방어력 나타날 것으로 봤다. SK하이닉스도 중국 생산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삼성전자 대비 미국 투자 규모가 크지 않은 점을 고려했을 때 칩스법 수정에 따른 리스크는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가 추진 중인 미국 인디애나 패키징 웨이퍼 팹(Fab) 투자규모는 39억 달러 수준으로 이는 삼성전자의 10.5%, 마이크론의 3.4%에 불과하다.

자동차는 전방위적 관세 부과와 잦은 정책 변경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실적 저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수입 물량 대부분은 국내 생산으로 구성됐으며, 미국 판매량의 60% 이상이 수출 물량이다. 현대자동차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가동 이후에도 여전히 40%에 달하는 물량이 관세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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