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중인 국내외 투자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어
트럼프 야욕 속 매각 추진하자 중국도 압박

중국 정부가 자국 국영기업들에 홍콩 재벌 리카싱 또는 그의 가족과 관련된 기업과의 새로운 거래를 보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리카싱의 CK허치슨이 파나마운하 두 개 항구를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주도하는 글로벌 컨소시엄에 매각하려고 하자 발끈한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은 지시가 지난주에 전달됐다고 보도했다. 기존 거래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국영 기업과 리카싱 일가와 관련된 새 사업의 경우 승인을 즉시 받기가 어렵게 됐다.
또 중국 당국은 앞서 이번 매각이 국가안보 및 반독점 위반 가능성이 있는지 조사를 지시한 데 이어 국내외로 어떤 투자를 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경제 안보’를 이유로 파나마운하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겠다고 주장한 가운데 CK허치슨이 블랙록 컨소시엄에 파나마운하 항구를 매각하려고 하자 중국 당국도 압박에 나선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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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허치슨은 파나마운하 양끝의 발보아 항구와 크리스토발 항구를 운영하는 파나타포트컴퍼니에 대해 허치슨포트홀딩스(HPH)가 가진 지분 90%와 중국과 홍콩을 제외한 전 세계 23개국 43개 항만의 199개 부두에 대한 지분 80%를 블랙록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 거래로 CK허치슨은 90억 달러(약 13조1940억 원) 이상의 현금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CK허치슨의 파나마운하 항구 매각이 미국의 압박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지만, 사측은 정치적 사안과 무관한 상업적 거래라고 밝혔다.
다만 중국 정부의 제재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중국 및 홍콩 내 항구는 거래 대상이 아닌데다 CK허치슨의 사업 구조상 중국 및 홍콩 매출 비중은 12%에 불과하고, 중국 국영 기업들과의 거래도 많지 않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 데니스 왕 애널리스트는 “항구 매각을 통해 확보할 190억 달러의 현금이 중국 내 사업에서 발생할 리스크보다 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