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2월 접대비 실명제를 폐지함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되는 가운데 이를 다시 법제화 시키는 움직임이 추진중이다.
참여정부 시절 국세청장을 역임한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지난 달 31일 '법인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당 일정금액 이상의 접대비에 대해서는 접대상대방 등 업무관련성을 입증하는 지출증빙을 기록, 보관”하도록 하는 '법인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접대비 실명제는 기업이 50만원 이상 접대비를 지출할 때 세법상 비용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업무와 관계성을 입증하도록 한 접대비 실명제는 기업의 체질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2004년 도입됐다.
하지만 현 정부는 지난 2월 소액분할접대, 기업간 카드 교환사용, 차명기재 등으로 변칙운용되고 있다며 '법인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접대비 실명제를 폐지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2004년 접대비 실명제 도입을 전후해 접대비 증가율은 1999년부터 2003년까지 82%이었으나, 20003년부터 2007년에는 25%로 둔화됐고 호화, 향락성 접대가 실속형 업무접대로 변화하고, 기업의 윤리경영이 확산되면서 문화접대가 활성화되는 등 건전접대가 확대됐다.
어려운 경제위기에도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선진국에서는 접대비 실명제는 규제가 아니고 원칙에 관한 사항이므로 접대비 비용인정 요건을 완화한 나라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접대비 실명제 폐지는 고액향략성 접대받기가 불편하다고 경제위기를 맞아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할 기업들에게 접대를 권장하는 한심한 정책"이라며 "투명하고 건강한 사회를 포기하고 접대공화국으로 회귀하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월 정부의 접대비 실명제 폐지 사유인 소액분할 결제는 제도가 정착되면서 점차 줄고 있고 접대비 신용카드 사용내역은 국세청 전산망을 통해 시간대별, 사용자별, 업소별로 파악되므로 편법 접대비 사용은 정부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제재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접대비 실명제 폐지는 경제위기 상황에도 기업들에게 향락성 고액접대를 용이하게 하는 시대역행적 정책"이라며 "글로벌 경쟁시대에는 접대경쟁이 아닌 새로운 기술, 새로운 상품, 새로운 시장 개발 등을 위한 투자확대와 투명성 제고를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시키기 위해서라도 제도는 부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