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NC파크 구조물 사고, 당장 경기를 중단했어야 할까? [해시태그]

입력 2025-04-0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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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김다애 디자이너 mnb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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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작 20분 만에 일어난 비극이었습니다. 지난달 29일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진행 중이던 오후 5시 17분께 경남 창원NC파크에서 구조물 추락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3루 측 매점 부근 벽면에 붙어 있던 구조물이 떨어져 관중 3명이 다쳤죠.

이 사고로 20대 여성이 머리를 심하게 다쳐 같은 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은 뒤 이틀 만인 지난달 31일 오전 11시 15분께 사망했는데요. 그의 10대 여동생은 쇄골이 부러져 치료를 받고 있고, 나머지 한 명은 다리에 타박상을 입었습니다

떨어진 구조물은 길이 2.6m, 폭 40cm의 외장 마감 자재인 알루미늄 ‘루버’로 확인됐는데요. 지상에서 약 17.5m 높이에 설치돼 있었고, 무게는 60kg에 달했습니다. 추락 당시 매점 천장에 한 번 부딪힌 뒤 3∼4m 아래로 추락해 관중을 덮쳤는데요. 구단은 강풍이 구조물 추락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죠.


▲지난달 29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NC파크에서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 경기 중 3루 방향 건물에 설치된 외장 마감 자재(알루미늄 소재 루버)가 낙하해 관람객을 덮쳤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NC파크에서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 경기 중 3루 방향 건물에 설치된 외장 마감 자재(알루미늄 소재 루버)가 낙하해 관람객을 덮쳤다. (연합뉴스)


사고 다음 날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희생자 사망 다음 날인 1일 추모의 뜻으로 KBO리그를 비롯해 퓨처스리그 전 경기를 모두 진행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2일 진행되는 경기에선 시작 전 희생자를 위한 묵념의 시간을 갖고, 경기는 응원 없이 진행, 모든 선수단은 근조 리본을 달고 희생자를 추모할 예정이죠. 창원 경기는 3연전 모두 연기됩니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한 뒤 약 20분 뒤 해당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중단’은 없었는데요. 당일 경기는 차질 없이 진행됐습니다. 이 같은 결정에 의견이 나뉘었는데요. 즉시 중단했어야 한다는 의견과 어쩔 수 없었다는 반대 의견으로 말입니다.

관중이 구조물 파손으로 다쳤다면, 같은 사고가 일어날 수 있기에 경기를 즉시 중단하고 전체 시설을 점검했어야 하는 목소리는 안전을 우선으로 한 반응인데요. 거기다 3명이 다쳤고 구급차까지 들어오게 되면 관중들도 불안함을 느낄 수 있었을뿐더러 이런 상황에서 경기를 강행하면 이후 비슷한 사고가 났을 때도 “그땐 그냥 했잖아”라고 말할 수 있는 전례가 생긴다는 의견이죠.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NC파크 전경 (연합뉴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NC파크 전경 (연합뉴스)


한편으로는 경기장 전체가 아닌 특정 지역이었고, 즉시 조처했다면 전체 중단까지는 과하다는 의견도 나왔는데요. 프로스포츠는 방송사 일정과 티켓 구매자 고려 등 복잡한 요소가 얽혀 있는 데다 주최 측이 현장 판단으로 추가 발생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이죠.

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관중의 안전인데요. 이를 대원칙으로 삼고 진행하는 것이 우선돼야 합니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어떻게 조처를 했을까요?

2011년 미국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 경기에서 홈런볼을 잡으려던 남성이 외야 펜스 너머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경기는 중단되지 않았고 끝까지 진행됐지만, 경기 후 구단과 선수들, 관중들이 큰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이에 다음 날 경기는 추모 분위기 속에 진행됐고, MLB는 전제적으로 관중석 펜스 높이 기준이 재정비됐죠.

2017년 9월 프랑스 아미앵 스타드 라 리코른 난간 붕괴사고도 인명피해가 발생했는데요. 골이 터지자 환호하던 원정팀인 릴의 팬들이 앞쪽으로 몰리면서 관중석 난간이 무너져 최소 29명이 다쳤습니다. 사고 직후 경기는 중단됐고, 구단과 리그는 시설 점검과 피해 보상에 나섰는데요. 조사 결과, 경기장 안전 관리 미흡이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죠. 경기장 관리 주체는 안전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며, 클럽과 구단 등이 피해자 치료비 등을 지불했습니다.

투우 경기에서도 경기장 사망 사고가 일어났었는데요. 2022년 6월 콜롬비아 엘 에스피날 투우장에서 관중석 일부가 무너져 최소 5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을 입었죠. 이에 지방 당국은 조사를 벌여 노후화된 구조물과 과도한 인원수용이 사고의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지방 당국은 안전 점검 소홀에 대한 책임을 인정했으며 피해자 가족들에게 보상과 지원이 제공됐죠.


▲1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NC파크 3루 내야 게이트 4번에 조화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1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NC파크 3루 내야 게이트 4번에 조화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이번 사고에 강력한 조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 중 하나는 이와 관련한 안전사고 매뉴얼이 없었다는 건데요. 이번 사고를 통해 구조물 낙하와 같은 중대한 시설물 사고에 대한 매뉴얼은 사실상 미비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안전사고 유형별 대응 프로토콜이나 통계 집계 체계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다는 거죠. 이에 KBO는 전 구장 시설물 전수 점검에 착수했고, 경기 중 구조물 낙하 시 즉시 경기 중단, 정기 점검 의무화, 사고 발생 시 통합 대응 매뉴얼 마련 등을 검토 중입니다.

그렇다면 이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경찰과 고용노동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합동으로 사고 원인과 책임소재를 조사 중인데요. 루버의 설계·시공·설치 구조, 정기 점검 이력, 이탈 당시의 상태 등 기술적 요인이 분석되고 있죠.

민사와 형사 책임 모두 따를 수 있는 현재 KBO와 NC 구단, 창원시 모두가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피해자 과실 없이 구조물이 추락했다는 점에서, 민법 제758조에 따라 구장 소유자인 창원시와 운영자인 NC가 일정 부분 책임을 질 가능성이 큰데요. 이 조항은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에 하자가 있어 손해가 발생한 경우, 원인을 불문하고 소유자 또는 점유자에게 배상 책임이 있음을 규정하고 있죠.

또 형법 제268조에 따르면 업무상 과실로 사망 사고를 유발한 경우 5년 이하 금고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데요. 구조물 설계·시공·점검 책임자, 시설 관리자 등은 조사 결과에 따라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2014년 성남 판교테크노밸리에서 열린 행사 축하 공연 도중 환풍구 덮개가 붕괴돼 시민들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를 살펴보면 이해하기 쉬운데요. 당시 사고로 1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을 당했죠. 이후 환풍구 시공 업체와 하도급 업체, 건축감리업자, 행사 주관사 관계자들이 업무상 과실치사로 실형이나 집행유예, 벌금 판결을 받았습니다. 유족들에게는 보상금을 지급했죠.

그러나 이진만 NC 대표이사는 “야구장에 대한 안전점검은 창원시가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고, 창원시설공단은 “일상적인 유지·관리 운영은 NC 측이 맡으며, 주요 구조부의 개·보수만 공단이 이행하고 있다”며 추락한 루버 구조물 관리 소관 주최는 NC에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초유의 참사를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는 모양새죠.


▲창원 NC파크 구조물 추락사고와 관련해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야구장 시설 긴급 점검에 나선 가운데 1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서울시설공단 관계자들이 시설물 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창원 NC파크 구조물 추락사고와 관련해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야구장 시설 긴급 점검에 나선 가운데 1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서울시설공단 관계자들이 시설물 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피해 유족들은 책임 소재가 밝혀지면, 보험 외에도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한데요. 피해자 유족은 치료비, 장례비, 정신적 위자료, 미래 소득 상실에 따른 상실수익 등을 포함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손해배상도 귀한 생명을 잃은 슬픔과 고통을 채워줄 순 없는데요. 리그 10구단 여성 팬들은 2일 창원시와 KBO를 규탄하는 트럭 시위에 나서며, 사고 책임을 규명하고 확실한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했죠.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구조물 낙하 등 중대한 시설물 사고 발생 시 경기 즉시 중단 및 전면 안전 점검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인데요. 장식성 구조물은 종종 법적 안전기준의 적용이 느슨해 관리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 만큼, 안전 확보를 위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1000만 관중 달성에만 환호하고 안전을 미뤄뒀던 불편한 진실이 드러난 셈인데요. ‘1000만 관중’이라는 귀한 타이틀을 받아들일 수 있는 깜냥이 아직은 부족한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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