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로] 한국 경제 ‘위기극복 DNA’ 살리길

입력 2025-04-0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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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규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정치분열·경제위기 상호 영향줘
다양한 관점 공통가치로 포용해
갈등 이겨내고 사회통합 이뤄야

현재 우리 경제가 직면한 도전은 매우 엄중한 상황임에 틀림없다. 최근 영국의 캐피털이코노믹스는 한국 경제성장률을 0.9%로 하향전망하면서 그 이유로 미국의 자동차, 반도체를 포함한 관세 인상과 정치적 불안정성을 들고 있다. 이 불안정성의 기반에는 정치적 양극화가 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정치적 양극화가 심한 시기에 재정 적자와 국가 부채가 증가하며, 타협이 어려워 장기적 재정 안정을 위한 개혁 및 생산성 향상 정책이 이루어지기 어렵고,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및 기업 투자 역시 감소한다. 예컨대 미국 금융위기 동안 민간투자감소의 약 27%는 정치적 분열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는 연구가 2018년 화폐경제학저널(Journal of Monetary Economics)에 발표된 바 있다.

나아가 경제위기는 정치적 양극화를 심화시켜 효과적 위기 대응을 방해하는 순환적 문제를 야기한다. 독일 경제학자들은 1870년부터 2014년까지 20개 선진국에서 발생한 금융위기가 정치적 분열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논문을 통해 이를 실증하였다. 2020년 전후로 2%대 초반의 잠재성장률의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든 현실을 고려할 때 현재의 경제 상황은 단기적 위기라고 보기 어려우며 따라서 경제를 위해서라도 정치적 양극화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임에 분명하다.

경제가 어려운 시기일수록 다양한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협력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보다 창의적인 솔루션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조직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대체로 사람들은 위기에 직면했을 때 상대적으로 좁은 범위에서 보다 믿을 수 있는 가까운 사람들 위주로 소통하려는 경향이 더 강해진다. 정치적 양극화가 심한 환경에서는 다양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협력하는 것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정치적 분열이 심해진 것은 유튜브와 같은 미디어 때문이라고 탓하지만, 최근 연구는 오히려 다양한 의견을 들으려고 하는 것은 본인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올 2월에 발간된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따르면 우리가 갖고 있는 선입견과 달리 유튜브 알고리즘이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정치적 양극화를 강화시키는 요인이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뒷받침하는 유튜브를 선택하는 것이지 유튜브 알고리즘 때문에 정치적 의견이 편향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보다 다양한 관점의 의견을 들으려고 하는 것은 본인의 적극적 노력이 필요한 영역이다.

거대한 사회적 변화는 개인의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 가족, 직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고 건설적인 대화를 이끄는 노력은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개인이 이런 실천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이끌 누군가도 필요하다. 실제로 다양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협력하기 위해서는 공통된 정체성과 가치를 갖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애플은 전문가가 권위를 갖고 의사결정을 하는 기능적 조직구조를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능적 조직구조의 문제로 부서 간 단절과 통합의 어려움이 있어 규모가 커질수록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애플은 다양한 관점과 전문성을 가진 리더들이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있고, 그 배경에는 미국 기업답지 않다고 여겨질 정도로 강력하게 그들의 가치와 문화를 교육하는 데 진심이라는 점이 있다.

따라서 우리가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돌아보는 것이 제일 먼저 필요하다. 올해 경제가 많이 어려울 테지만 우리는 주변에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나라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큰 산불로 많은 사람이 어려움에 처해있는데 이들을 돕는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어려워도 더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이들이 있기에 우리나라는 어려운 위기를 꼭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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