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反) 이재명 빅텐트'가 보수진영의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홍준표 전 대구시장 모두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이기기 위한 '반(反)명 전선'의 필요성에 한목소리를 냈다.
김문수 전 장관은 이날 서울 마포구 대흥동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손경식 회장 등과 차담회를 나눈 뒤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일자리도 어려워지고, 한국 경제뿐 아니라 국가적인 큰 어려움이 닥칠 것"이라며 "대한민국 민주주의도 굉장한 위기에 봉착할 것으로 본다. 반드시 막아내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김 전 장관은 마포구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을 방문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반 이재명 빅텐트가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해야 한다"며 "이재명을 이기기 위해 어떤 경우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다 (대선에) 나와서 조금씩 나눠 먹으면 이재명 후보가 쉽게 당선되는 것"이라면서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식이 필요하다. 과거에도 노무현-정몽준, 또는 DJP(김대중-김종필), 또 여러 가지가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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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 대구시장 역시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보수진영에서 거론되는 '반명 빅텐트' 구상에 대해 "우리 당의 후보가 탄생하면 그 사람 중심으로 반이재명 연대를 만들어야 한다. 민주당의 반이재명 세력들도 같이해야 (이 후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같은 맥락을 주장을 펼쳤다.
홍 전 대구시장은 "지금 탄핵 직후이기 때문에 이재명 후보한테 국민이 쏠려 있다"며 "그래서 반이재명 텐트를 만들지 않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후보 단일화 방법에 대해선 "단일화 경선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해결할 문제"라며 "(국민의힘) 경선 결과가 나오면 (대선까지) 이십 며칠밖에 안 남는데 또 무슨 경선인가. 시간이 없다"고 지적했다.
권성동 원내대표 역시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대선 경선과 관련해 "대한민국을 무한 정쟁과 분열로 몰아갈 이재명 세력을 극복해야 한다. 우리 안에 많은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번만큼은 공통의 사명"이라며 이같은 반명 전선에 힘을 실었다.
보수 진영 관계자들이 '반명 빅텐트론'에 일제히 한목소리를 내는 건 이 대표가 각종 대권 주자 지지도에서 독주하고 있는 데다 보수 진영에 이에 맞설 '1강'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 전 대표를 막기 위해선 다양한 방식을 고려해서라도 세(勢) 결집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하고 있는 것 김 전 장관이 빅텐트를 위한 '다양한 방식'을 홍 전 시장이 '연정론'까지 거론한 것도 이 때문으로 해석된다.
다만 온도 차는 있다. 한동훈 전 대표는 CBS 라디오에서 "원칙적으로 보수 진영 많은 분과 연대해야 한다"며 "그런데 우리 당의 경선 자체를 희화화하는 방식의 (단일화 등 연대를) 전제하는 거라면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보수 진영에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경선에 불참을 선언한 한 유승민 전 의원,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등이 빅텐트 단일화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