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와 야구 비교 콘텐츠를 공개한 프로축구 K리그 공식 유튜브 채널에 야구 팬들의 비판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잘못된 정보에 기반한 야구 폄하 발언을 별다른 정정 없이 내보냈다는 지적이다.
21일 K리그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장점 많은 스포츠 특) 할 말 많음 | 야구 팬 축구 팬'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해당 영상에는 축구, 야구 팬들이 등장해 응원가를 시작으로 다양한 라운드에 임하는 모습이 담겼다.
특히 두 번째 라운드 '대담'에서는 한 가지 주제를 두고 양 팀에서 참가자가 나와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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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주제로는 '어떤 스포츠가 더 힘든가', '연예인 팬', '유명한 선수 톱5', '응원 문화', '잘생긴 선수', '시축 vs 시구', '어떤 스포츠가 더 터프한가', '국민 스포츠' 등이 제시됐다.
이날 토론은 무승부를 기록, 서로의 스포츠와 문화를 이해하는 훈훈한 모습으로 마무리되는 듯했다.
그러나 영상 공개 직후 야구 팬들을 중심으로 비판 목소리가 높아졌다. 특히 '잘못된 정보를 기반으로 스포츠 팬들을 갈라치기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힘이 실렸다.
문제의 장면은 '어떤 스포츠가 더 힘든가' 주제의 토론에서 나왔다.
해당 주제 토론에 임한 한 축구 팬은 "정말 궁금해서 묻는 건데, 야구 선수들은 락커에서 짜장면도 먹고 햄버거도 먹고 (하던데) 그만큼 열량이 많은 스포츠인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이에 야구 팬은 "축구는 일주일에 한 번 경기하지만, 야구는 반대로 6일 경기에 하루를 쉰다. 체력으로 하면 야구가 더 힘들지 않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축구 팬은 "체력으로 야구가?"라고 반문하며 웃었다.
이 장면에 야구 팬들은 일부 축구계 인사와 축구 팬들이 '야구는 힘들지 않다', '야구 선수들은 덕아웃에서 짜장면 먹는다'는 등 야구를 폄하하기 위해 사용하던 잘못된 표현이 또 다시 재현됐다고 지적했다. K리그 공식 유튜브 채널인 만큼, 자막이나 영상 설명을 통해 잘못된 정보를 정정할 필요도 있었다고 꼬집었다.
한 네티즌은 "(세계 대회에서) 야구 대표팀은 부실한 식단 관리로 어쩔 수 없이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로 끼니를 때워야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광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한 축구선수가 '햄버거, 피자, 콜라' 운운하면서 야구의 금메달을 깎아내리는 글을 썼다가 지우기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논란이 확산하자 K리그 공식 유튜브 채널은 영상 하단 설명 부분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채널 측은 "위 영상은 '만우절에 야구 이야기하는 축구 채널 영상'이라는 콘셉트로 기획해 축구 팬과 야구 팬이 느끼는 자부심을 여러 주제들로 모아 대결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구성으로 제작, 4월 1일 업로드를 준비했다. 그러나 3주 전 사고와 관련하여 업로드 일정을 조정하게 됐다"며 "축구 팬이 느끼지 못한 야구의 매력과 야구 팬이 느끼지 못한 축구의 매력을 전달함으로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재고하도록 준비했으나 축구와 야구를 사랑하는 팬에게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고심 끝에 영상을 내리기보다 본편 영상 말미에 출연자들의 속마음 인터뷰를 통해 위 콘텐츠의 핵심 메시지를 꼭 전달하고 싶었다"며 "축구, 야구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보다는 스포츠를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을 따뜻한 응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야구 팬들의 상한 마음을 달래기엔 역부족인 모양새다. 특히 지난달 말 경남 창원NC파크에서 발생한 구조물 추락 사고로 야구 팬 1명이 숨진 사건을 언급하며 해명한 데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