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 맞춰 대형 증권사들도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낮추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전날부터 1~7일 구간의 신용융자 이자율을 기존 연 6.55%에서 연 5.90%로 0.65%포인트(p) 인하했다. 이번 조정은 자사 슈퍼365 계좌의 이자율과 동일한 수준으로, 일반 위탁계좌에도 혜택을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 리테일 부문 강화에 발벗고 나서고 있는 메리츠증권이 일반 고객 유치를 위해 이자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11월부터 국내 및 미국 주식 거래 수수료는 물론, 달러 환전 수수료까지 전면 무료화하며 공격적인 개인 투자자 유치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증권사 수익의 중요한 축 중 하나인 신용융자는 투자자에게 주식 매수 자금을 일정 기간 빌려주는 일종의 대출이다. 담보로는 투자자의 보유 주식이나 현금이 활용된다. 대출 기간에 따라 연 5~10% 수준의 이자율이 적용되며,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이용되는 구간은 '7일 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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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메리츠증권 외에도 KB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 등이 순차적으로 신용융자 이자율을 인하했다. 구체적으로 KB증권은 지난달부터 31일 이상 구간의 이자율을 9.5%에서 9.3%로 낮췄고, 삼성증권은 1~7일을 제외한 전 구간에서 0.2%p씩 인하했다. 키움증권 역시 3월 일부 구간의 금리를 0.2%p 줄였다. NH투자증권의 경우 QV계좌는 31~60일 이하 9.4%, 61일 이상 9.5%로 각각 1%p씩 내렸다. 나무 계좌는 31~60일 이하 9.6%로 0.1%p, 61일 이상 9.6%로 0.3%p 인하했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와 맞물린 것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10월과 11월, 올해 2월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각각 0.25%p씩 총 0.75%p 인하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로 조달 비용이 낮아졌고, 이를 반영해 이자율을 조정했다"며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자율 인하를 통한 혜택 제공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