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 '형제의 난' 일단락? 폭풍 전야?

입력 2009-08-06 10:10 수정 2009-08-0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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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형제의난 보다 현대 가능성 점쳐..."박찬구 전 회장 실익 챙겼다" 평가도

박찬구 전 그룹 화학부문 회장의 해임으로 본격화된 금호아시아나판 '형제의 난'이 사태 일주일을 넘기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미래 모습에 대한 재계의 관심이 높다.

박찬구 전 회장이 지난 3일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익이 없는 만큼 이번 사태가 빠르게 봉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박찬구 전 회장 부자가 금호아시아나그룹 지주사인 금호석유화학의 지분을 18% 이상 갖고 있는 만큼 장기화되면서 계열분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재계에서는 이번 금호아시아나판 '형제의 난'이 두산그룹 처럼 될지,아니면 현대그룹 처럼 끝날지를 놓고 전망이 분분하다.

6일 재계에서는 이번 금호아시아나그룹 사태가 예상보다 일찍 봉합되면서 두산그룹의 길을 가게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박삼구 명예회장이 그룹을 실질적으로 운영해 온 만큼, 일방적인 승리로 동생 박찬구 전 회장의 반격이 끝이 나고 '형제의 난'은 수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박찬구 전 회장은 ▲이사회 절차상의 문제 ▲주식거래 부당지원 등을 들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지만, 법원이 박찬구 전 회장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박찬구 전 회장의 별다른 움직임이 없어 실제 고소·고발로 이어질지에 대해서 회의적" 이라며 "모양새를 갖추기 위한 '액션'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결국 박찬구 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떼게 되면서 금호아시아나판 '형제의 난'이 마무리 돼 그룹의 안정화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또한 박찬구 전 회장은 그룹의 공동경영 합의문을 깼다는 비난과 함께 대우건설 인수와 관련해서도 이사회에서 임시의장직을 맡아 인수건을 통과시킨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동안 "대우건설 인수를 처음부터 반대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잃게 됐다는 점도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재계에서는 지금까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분쟁 양상이 두산그룹과 비슷하게 전개되는 만큼 향후 비슷한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두산 '형제의 난'은 2005년 당시 두산그룹의 박용오 전 회장이 물러나고 박용성 회장이 취임하면서 벌어진 사건이다. 박용곤 명예회장이 그룹 회장직을 박용성 회장에게 넘길 것을 박용오 회장에게 요구하자 이사회 하루 전에 '두산그룹 경영상 편법 활용'이라는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함으로 사건이 시작됐다. 그러나 싸움은 박용오 전 회장의 패배로 끝났다.

이번 금호아시아나그룹 사태도 우선 경영권을 가진 박삼구 명예회장을 향해 박찬구 전 회장이 그룹 위기에 책임을 물으며 도전하고 나섰다.

박찬구 전 회장이 박 명예회장측의 금호석유화학 주식매입과 관련 "불법적·배임적 거래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혀 사법공방이 점쳐지는 점도 비슷하다.

다른 길은 이번 갈등 사태가 계열분리로 이어지는 것이다. 특히 계열분리가 당장은 어렵더라도 박세창 상무, 박철완 부장, 박준경 부장 등 금호가(家) 3세들이 본격적으로 경영 전선에 나설 때까지 수면 밑으로 가라앉는 장기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재계의 다른 한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우 두산그룹과 달리 지분 문제가 겹치면서 현대그룹의 길을 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는 박찬구 전 회장 부자가 지주사격인 금호석유화학의 높은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박찬구 전 회장은 금호석유화학 지분 9.44%를 보유한데다 아들 박준경 금호타이어 부장의 지분 9.03%를 합칠 경우 18.47%에 달한다. 따라서 당장 계열분리는 이뤄지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석유화학 부문의 계열분리를 위한 디딤돌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러한 길을 간 대표적인 곳이 현대그룹이다. 2000년 정주영 명예회장이 물러나면서 정몽구·정몽헌 형제간에 다툼이 벌어졌고, 그룹은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으로 분리됐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30대 초반인 금호가의 3세들이 본격적으로 경영 전선에 나설 때가 되면 금호석유화학의 대주주임을 들어 석유화학 계열을 요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금호아시아나판 '형제의 난'이) 겉으로는 단기적으로 끝난 문제지만 잠복기가 긴 장기화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찬구 전 회장은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일부 실속을 챙겼다는 평가다.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18.64%)의 주식을 모두 털어버림으로써 4조원 가량의 대우건설 풋백옵션 부담을 덜게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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