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1등만이 살길이다] 삼성전자

입력 2009-08-10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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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다임 바꿔 절대적인 경쟁력 확보한다”

“더 이상 남들이 깔아 놓은 철길에서 빠르게 달리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만들면서 가야한다” 삼성전자 관계자의 이 말은 현재 1등 기업의 자부심이 배어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LCD패널, TV, LCD모니터, 디지털간판 등 글로벌 시장에서 1위의 위상을 확고히 하면서 명실상부하게 세계 디지털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전략적인 투자를 통한 지배력 강화로 당분간 동종 업계에서 적수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교보증권 구자우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력제품이 기술력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도체는 전략투자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추가 확대하고, AMOLED를 채용한 고화질 멀티미디어 핸드폰과 LED TV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한편, LCD는 안정적인 고객과 공급망의 확보로 IT 업계에서 강자로서의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설명했다.

삼성전자 최지성 사장은 지난 7월 초 DMC부문 임직원에게 “각 사업별 시장 지배력을 더욱 높여 절대적인 경쟁력을 확보하자”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현재 1위인 제품은 2위와의 시장점유율 격차를 더욱 확대하고, 2위인 제품은 1위와의 격차를 지속적으로 축소하는데 주력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삼성전자가 강조하고 있는 절대적인 경쟁력의 실체는 LED TV의 사례를 통해서 살펴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LED TV는 올 2월 출시 후 100여일 만에 50만대의 판매고를 올리면서 순항중이다. 특히 TV시장의 중심인 미국에서는 10대 중 9대가 삼성LED TV일 정도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NPD에 따르면 상반기 미국 LED TV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수량기준 점유율 94.8%를 차지해, 지난해 상반기 77.2% 대비 17.6%P 상승하면서 사실상 미국의 LED TV시장을 장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LED TV 신제품이 출시되기 전인 2월 미국 LED TV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76.4%(1위)였지만, LED TV 신제품이 출시된 3월에는 90.5%로 점유율이 크게 오른 것이다. 이후 4월 96.4%, 5월 96.7%, 6월 96.1%로 96%대의 점유율로 시장 독주 체제를 확실히 굳혔다.

또 2위와의 격차도 작년 상반기 62%P에서 올 상반기에는 92%P로 무려 30%P나 늘렸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마케팅팀장 김양규 전무는 “삼성전자 LED TV가 올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95%에 가까운 압도적인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한 것은 TV 시장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LED TV 시장 창출에 성공했음을 의미 한다”고 밝혔다.

1등은 올라가는 것 보다 지키는 것이 어려운 것은 불문가지. 이 때문에 압도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고, 이는 남들이 하지 못한 ‘새로운 제안’을 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 즉 시장 패러다임의 변화를 블루오션을 기업 스스로 만들어 내야 한다.

현재 노키아에 이어 글로벌 2위인 삼성전자 휴대폰 전략을 보면 타 분야에서 1등을 하고 있는 경험이 어떻게 ‘새로운 제안’으로 녹아들어가 있는지 알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말 차세대 디스플레이 'AMOLED'가 결합된 3세대 풀터치스크린폰 자체발광 ‘햅틱 아몰레드’ 신제품 발표하면서 ‘보는 휴대폰 시대’를 열었다.

당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신종균 부사장은 “휴대폰이 사진, 음악, 동영상, 인터넷 등을 사용하는 복합멀티 디바이스로 진화하면서 기존 ‘듣고 말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보고 즐기는’ 기능이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삼성 애니콜의 첨단 기술이 집약된 ‘햅틱 아몰레드’를 통해 휴대폰의 디스플레이 혁명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AMOLED는 LCD보다 휠씬 선명하고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180도의 넓은 시야각을 갖추고 있고 사용자의 터치에 빠른 속도로 반응하고 자연 색감을 거의 100% 표현한다. 소비 전력도 LCD와 비교해 최대 66% 가량 줄일 수 있다.

기능적인 차별화 보다 중요한 것은 추격자인 삼성전자가 휴대폰 시장에서 ‘보는 휴대폰’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신종균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업계의 트렌드를 리드해 나가는 동시에 다양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킨 첨단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출시 할 것”이라고 말해 휴대폰 전략의 일단을 언급했다.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 김영준 상무는 2000년대 이후 삼성전자의 변화 과정을 디자인 경영 관점에서 ▲2005년까지 ‘삼성다움의 구축’ ▲2007년까지 ‘오리지널리티’ ▲2010년까지 ‘아이코닉(Iconic) 디자인’으로 설명한다.

삼성다움의 구축한다는 것은 “내가 주장하지 않아도 남들이 알아주는 것”이고, 오리지널리티는 “남이 갖지 않은 것을 우리만 가져가는 것”이라고 정의가 따라 붙었다. 김 상무는 이 작업이 지난 2007년까지 마무리 된 것이고 이제는 ‘아이코닉 디자인’ 즉, “삼성의 새로운 제품에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디자인을 추구하는 중이라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디지털 시대의 강자로 자리 잡은 삼성전자는 이제 단지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이 ‘기대하는 그래서 설레게 하는 제품’을 만들 태세이다.

짐 콜린스는 그의 저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궁극적인 결과가 아무리 극적이라 하더라도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의 전환은 한순간에 진행되는 법이 없다”고 조언했다.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나가려는 삼성전자의 행보가 도착할 지점이 어디일지, 그리고 국내 다른 기업에는 어떤 영향을 주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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