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당업체(CJ제일제당)와 전분당업체(대상)의 주가가 수입 원당 가격의 급등으로 희비가 갈리고 있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의 주가는 8월 들어 6% 이상 하락한 반면 대상의 주가는 6% 이상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10월 인도분 수입 원당가격은 지난 8월7일 뉴욕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5.10%가 상승해 파운드당 20.81센트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파운드당 10.5센트에서 두배 가까이 상승했다.
원당 가격을 끌어 올린 주요 원인은 세계 최대 설탕 생산국인 브라질의 폭우와 인도의 가뭄으로 설탕 공급이 부족해진 탓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지에 따르면 몬순 기후에 따른 가뭄으로 2009∼2010년 인도의 백설탕 생산량은 1450만톤으로 지난해 2630만톤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 역시 홍수로 인해 이 기간 생산 전망치가 3120만톤에서 305만톤으로 낮아진 상태다.
그 동안 제당업체와 정부간 설탕 가격 인상을 두고 신경전이 벌어졌었다.
제당업체들은 국제 가격 상승이 통관가격에 반영되는 시차가 4개월 정도 나는 만큼 미 소비자 가격을 올려 인상률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정부는 원당 가격 인상으로 설탕 값을 올려야 한다면 환율 하락과 국제 밀 가격 하락으로 가격인하 요인이 발생한 밀가루 가격은 내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실제로 밀가루의 주원료인 밀은 1년 만에 60% 이상 하락했다. 하지만 국내 제분업체는 지난해 7월 공장도 가격을 제품별로 7~13% 인하했을 뿐이다.
하지만 조만간 이러한 의견 차이에 합의점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동양증권 박종록 연구원은 "제당업체가 밀가루 가격을 내리는 대신 설탕 가격을 올리기로 잠정합의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빠르면 이번 달, 늦어도 다음 달엔 결정이 날 것이다"고 전했다.
가장 중요한 얼마만큼의 인상이냐가 관건이 될 것이지만 CJ제일제당에겐 득될 게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의 경우 제당의 가격을 올리는 대신 밀가루 가격의 인하로 그 효과가 상쇄되기 때문이라는 것.
제당업체들이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오히려 전분당업체들은 뒤에서 웃는 양상이다. 설탕 가격을 인상하든 그렇지 않든 전분당업체들이 상대적으로 돋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설탕 가격을 인상한다면 대체재인 전분당의 매출이 증가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손 치더라도 같은 음식료업체에서 상대적으로 실적 면에서 돋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