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하반기도 긴축경영 지속 계획

입력 2009-08-10 14:37 수정 2009-08-1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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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확실성 여전 판단 …지속적인 비용 절감 방안 추진

불황 속에서도 올해 2분기 깜짝실적을 올렸던 대기업들이 하반기에도 긴축경영 전략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들 기업은 2분기에 환율 효과 등으로 인해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지만 아직 해소되지 않은 불확실성을 우려하며 긴축경영 기조를 유지키로 한 것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경기침체로 외국의 메이저 기업들이 큰 폭의 적자경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기업들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에 버금가는 성과를 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에 국제 경제위기가 닥치기 전인 작년 동기의 실적보다도 좋은 2조5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LG전자도 올해 2분기 해외 실적을 포함한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조1330억원을 기록해 분기 기준으로 포스코와 삼성전자에 이어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세번째 기업이 됐다.

LG화학은 2분기에 6603억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냈으며 현대자동차도 2분기 영업이익이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에 힘입어 전분기대비 327.4% 증가한 6573억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기업들은 이러한 실적 호조가 올 하반기에도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자세다. 글로벌 경기 침체는 여전히 진행형인데다 올 분기 수출 증가에 상당한 기여를 한 환율이 하반기엔 하락세(원화 강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지난 9일 발표한 '8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국제금융시장 불안 및 세계경제 회복 지연 우려 등 대외 요인에 따른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기업들은 올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하반기에도 긴축경영 전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올해 목표로 설정한 원가 1조2950억원 절감 계획 중 65%를 상반기에 달성한 포스코는 하반기에도 '짠돌이 경영'을 이어가는 한편 오는 2011년까지 긴축경영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정보를 종합하면 현재 (경기가) 회복세에 있는 것은 틀림없고, 3분기까지는 확실한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4분기는 명확히 모르겠다"면서 "지금 회복세가 계속되기를 간절하게 바라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비상경영 플랜을 짜고 2011년까지는 허리띠를 졸라매는 경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삼성전자는 환율과 유가 불안 등 불확실성이 산적한 만큼 긴축경영을 유지키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분기 실적에 대한 내부평가는 '생각보다 잘했다'는 것이지,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3대의 전용기 가운데 1대의 매각을 추진하고, 매출과 직접 연관이 없는 스포츠 마케팅 비용을 30% 이상 줄이는 내용의 예산 절감 계획을 발표했다.

2분기에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린 LG전자도 올해 총 3조2000억원을 절감하기로 한 계획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정도현 LG전자 부사장(CFO)는 지난달 22일 열린 IR에서 "지난 2월을 기점으로 조금씩 상황이 나아지고는 있지만 직접적으로 수요 변동으로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분기별 단기 성과에 집착하지 않고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비즈니스 구조조정 지속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도 장기적으로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2분기 실적이 기대 이상으로 좋았던 것이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와 노후차 교체 세제 지원 등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에 힘입은 것이라고 보고 전사적인 비용절감 기조를 그대로 이어가기로 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2분기 실적으로 자동차 내수시장이 살아났다고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며 "하반기 시장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방심하지 않고 지속적인 비용 절감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에너지, SK텔레콤 등 SK그룹 계열사도 전사적인 에너지와 경비 절감 노력을 계속해 외부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긴축 경영 방침을 유지하기로 했다.

한편 기업들은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늘려, 경영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긴축경영을 유지하면서도 기업경쟁력을 근본적으로 높일 수 있는 R&D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면서 "이러한 본질적인 경쟁력 확보만이 경영실적을 이끌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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