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은 총재는 11일 "출구전략은 진행되고 있으며 시장 금리와 정책 금리와의 격차는 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금리의 격차가 통상적은 수준보다는 크다는 인식은 하고 있다”면서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정책당국자들의 판단의 몫”이라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정책금리보다 시장금리가 앞서나가는 상황이 우려되지는 않느냐는 질문에“한은이 시장과 거래하는 방법은 통안증권 발행이나 국채 환매조건부 매매나 외환시장 외화대출 또는 외환스와프 형식으로 자금 공급하는 것 등 몇 가지 방법이 있다”고 전제했다.
작년 연말과 올 상반기 정부의 재정집행에 큰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그것을 통화 쪽에서 완충 내지 상쇄해줘야 현재 한은의 기본적인 통화정책방향인 기준금리 2% 유지 및 금융완화 정책이 가능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 총재는 "한은이 외자 쪽에서는, 작년에 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과 한은에서 큰 규모의 외자를 공급했고, 미국 연준과 한은의 스와프 약정에 따라 160억 달러에 가까운 외자를 공급한 바 있다"면서 이후 국제금융시장이 상당히 좋아지고 국내 은행들 외자사정 좋아져서 상당히 많이 회수했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주택가격 급등과 관련, 금감원과 공동검사 진행중인것에 대해서 이 총재는 “한은이 관심 갖고 있는 것은 최근에 상당히 늘어나고 있는 주택담보 대출이 과연 어떤 사람들이 어떤 조건으로 가져가는지에 대한 실체를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시세나 표준가격은 어느 정도인데 실제 대출은 얼마나 받았는가, 집을 여러채 가진 사람이 받았느냐, 실수요자가 받았느냐 하는 것 등 자세한 내용들을 현장에서 담당자들과 질의답변을 하는 과정에서 포착하겠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한국은행이 현장 상황에 초점을 두고 파악하고 있음을 암시 했다.
그러나 향후 당국이 취할 대책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총재는 “당국이 특별히 취할 대책이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이미 다 알려진 것이고 다만 시장의 원활한 작동을 훼손해서는 곤란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은이 지켜보는 점은 우리나라의 주택가격이 작년까지 많이 올랐는데 그 뒤에 내리지 않았다”고 말하고 “지난 한 2~3개월 동안에 다시 주택가격이 회복되는 기미가 있는데 회복되는 것을 문제 삼지는 안겠지만 투기 심리를 자극하는 쪽으로 확산 되서는 안된다는 것”이라고 말해 집값 상승을 예의 주시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기준금리의 인상이 어렵다면 총액한도대출 축소나 지급준비율 인상 논의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인하보다는 인상 쪽으로 흐름을 잡아가는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 “지금 우리나라의 금융 상황에서는 기준 금리가 큰 의미있는 정책 수단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출구전략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 총재는 “출구 전략은 말하는 사람마다 포괄 범위가 워낙 넓어 어디까지가 출구 전략이냐는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말한 외화 회수가 출구 전략이라면 이미 시행되는 것 아니냐고 되물어 상당부분 진척이 있었음을 말했다.
또한 “출구전략이라는 이름하에 우리가 취한 전략을 되짚어 보면 일부는 이미 진행됐고 일부는 안됐다”면서 “방법에 대한 논의는 당연히 해왔다”고 부연했다.
출구전략의 차이에 대해서도 미국이나 유럽의 예를 들면서 "금융위기의 직격탄은 맞아서 기준 금리를 0% 수준까지 내리고 평상시에는 생각조차 안하던 특별한 조치를 많이 한 나라들과 한국처럼 직격탄 수준은 아니나 외자 사정이라든가 수출 시장에 영향을 끼친 나라들이 동원한 비상 대책에는 차이가 있다"고 잘라 말했다.
즉 외국과 한국이 말하는 출구전략의 긴급성과 전략성에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다만 제정면에서는 우리도 파격적인 조치를 많이 취했다"고 말했다. 출구전략이 일률적으로 시작됐다 아니다를 말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음을 암시했다.
이 총재는 “출구전략의 일부는 계획중이고 일부는 실행중이다. 이것이 우리의 현재 위치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 공동검사 후 주택담보대출 제한 등 조치를 취할 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 이 총재는 “부동산에 관련된 문제는 현재로서는 답을 드릴 만한게 없다”면서 “어떤 특별한 조치를 준비를 해놓고 검사를 나간 것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