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산업별 진입규제 완화 토론회 파행 '얼룩'

입력 2009-08-1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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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구조 개선안 업계ㆍ관계부처 밥그릇 싸움에 속속 불발

업종별 진입규제 완화를 주제로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11개 개별 산업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진행하는 '공개토론회'가 업계와 관련 부처의 반발로 파행으로 얼룩지고 있다. 역시 문제는 기득권과 밥그릇 때문이었다.

1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KDI 대회의실에서 이기형 보험연구원이 발제를 통해 진행될 예정이던 산재보험시장 독점구조 개선 관련 토론회가 산재노동자협회의 토론진행 방해로 열리지도 못했다.

산재협회는 이날 "민간 사업자들이 이 시장이 진출하면 산재보험금 지급액이 줄어들 것을 협회 쪽에서 토론진행을 결사 막았다"고 밝혔다.

또한 기승도 보험연구원이 발제자로 나서는 보증보험시장의 독점구조와 관련해서는 금융산업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히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금융노조는 이날 오후 2시에 열리는 토론회에 앞서 오후 1시부터 KDI 정문을 막아서고 "공정위가 관계부처의 협의나 이해당사자 등으로부터의 여론수렴 절차도 없이 국책연구기관의 비전문가에게 형식적인 용역을 발주해 금융 공공성의 마지막 보루인 주택분양보증시장과 보증보험시장을 소수 재벌사에 졸속으로 개방하려고 혈안이 돼 있다"고 질타했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에는 이미용업 경쟁규제완화와 관련 대기업 들의 이미용업 진출을 허용하자는 논의와 관련해 이미용업 종사자들이 토론회 단상을 점거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공정위는 10일부터 4일간의 일정으로 KDI에서 해운업, 안경업소, 미용사, 도선사, 자동차렌탈업, 산재보험, 보증보험, 주택분양보증, 주류 납세병마개 제조사, 도매시장법인 및 시장도매인, 가스산업 등 11개 분야의 진입규제 및 독점구조 개선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다.

관계부처들도 공정위의 이같은 움직임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실례로 지난 10일 열린 해운업에 대한 대기업들의 직접 진출 규제 완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토론에서도 주무 정부부처인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대량화물은 해운사의 선박조달과 제3국화물운송을 위한 기반이므로, 규제 완화시 자칫 해운업이 붕괴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남은 토론 주제는 14일열리는 주류 납세병마개 제조자 지정제를 등록제로 완화, 도매시장법인 및 시장도매인 지정제를 등록제로 완화, 도시가스 사업허가시 권역지정 폐지 및 배관망 공동이용 확대 등이 남아있다. 이 역시도 규제 완화로 피해를 보는 이해관계자들의 강한 반발이 예고되고 있다.

공정위는 시장구조를 왜곡하는 진입규제에 대해선 시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정호열 공정위원장은 지난 10일 간부회의에서 "진입규제와 관련 개선되어야 할 사항은 경쟁당국인 공정위가 완화하는데 주력해야 민간투자 활성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토론회를 통해 각계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라"고 지시한 상태다.

공정위 한 관계자는 "불만이 있으면 정정 당당히 토론회 행사를 막지 말고 의견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공정위는 각종 진입규제 정비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이라며 "토론결과 등은 다음 달 말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에 안건으로 제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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