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투자자 A씨는 온라인펀드의 판매수수료와 판매가 저렴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난해 말 인터넷을 통해 국내 주식형펀드에 가입했다. 보수 경쟁력을 갖춘 온라인펀드가 수익률도 좋을 것이라고 예상한 A씨는 최근 펀드수익률을 조회하곤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자신이 가입한 온라인펀드의 수익률이 다른 클래스펀드와 별반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많은 투자자들이 온라인펀드의 보수가 저렴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펀드몰을 통해 판매중인 대부분의 펀드들은 ‘무늬만 온라인펀드’다. 실질적으로 비용절감이나 수익률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고 있다.
수수료 경쟁력을 갖춘 온라인전용펀드인 E클래스펀드 대신에 금융사 각 지점과 온라인에서 동시에 판매되는, 다시 말해 판매채널만 온라인인 펀드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14일 금융투자협회 펀드통계에 따르면 공모형 국내 주식형펀드 가운데 온라인펀드는 144개로 이 중 온라인 전용펀드는 20여개로 조사됐다.
펀드 판매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펀드몰에 펀드들이 즐비해 있지만 기존 A, C클래스 펀드를 온라인채널로 구입할 수 있는 Ae, Ce클래스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지점을 통해 가입한 펀드의 수수료와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에 해당 온라인펀드는 투자자들의 기대만큼 보수가 싸지 않다.
실제로 '신한BNPPTopsValue증권투자신탁1[주식](종류_A)'의 연 보수는 1.5%인데, 온라인펀드인 '신한BNPPTopsValue증권투자신탁1[주식](종류_A-e)'의 연 보수도 1.5%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크루즈F2.8인덱스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형)(A)'는 연 보수가 0.12%였으며, 온라인펀드인 '한국투자크루즈F2.8인덱스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형)(A-e)'는 연 보수가 0.18%로 조사됐다.
수수료 경쟁력을 갖춘 온라인 전용펀드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E클래스를 선택해야 하는데 찾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E클래스의 경우 판매수수료가 저렴해 판매사에 돈이 되질 않으니까 판매를 안 하는 것 같다"며 "반면 온ㆍ오프라인에서 동시에 판매되는 수수료가 덜 싼 온라인펀드들만 잔뜩 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자산운용사들은 온라인전용펀드 출시가 별로 내키지 않는 모습이다.
운용사들이 판매수수료 및 보수가 파격적으로 싼 온라인전용펀드를 잇따라 출시할 경우 판매사의 펀드판매가 줄어들게 되고 결국엔 운용사와 판매사간 갈등이 발생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아직까지 C클래스와 Ce클래스의 보수 차이가 크진 않고, 판매 보수만 Ce클래스가 약간 저렴한 정도"라며 "원래 운용보수는 클래스별로 동일하고 판매보수에서 차이가 나는데, 이 부분은 판매사와 협의하는 것으로 운용사 독자적으로 결정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