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오라고 했는데 본의 아니게 먼저 가게 됐다."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의 방북 일정이 연장 이유가 공개됐다.현정은 회장은 17일 7박8일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귀환했다.
또 "북측이 초청을 하면서 당초 주말 일정으로 방북할 것을 요청했었다"고 덧붙였다. 현 회장이 직접 북한의 초청 일정보다 5일 먼저 방북을 추진한 셈이다. 여기에는 현 회장의 사전 계산이 깔려 있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초 2박3일 일정만으로는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을 통해 상징적인 대북사업 재개를 위한 상징적인 의지만 확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현 회장은 판단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구체적인 실무 협의를 위해 북한 실무자들과의 충분한 면담 시간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현 회장이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에 앞서 지난 13일 북한의 대남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을 먼저 만난 것도 이와 같은 분석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또 이번 방북에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이 아닌 금강산관광 실무자를 동행시킨 점도 현 회장이 신속한 대북사업 재개를 위한 실무적인 합의 도출을 원했음을 알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 회장이 다분히 실무적인 협의까지 이끌어 내기 위해 체류기간이 연장된 것으로 보인다"며 "김정일 위원장과 대남 실무자들을 차례대로 만나 합의문을 도출한 점은 그의 경영 능력을 다시 한번 확인 시켜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현정은 회장 방북일지 >
▲10일=오후 1시50분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 현대아산 실무자와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 통해 평양으로 출발
▲11일=밤 10시 평양 체류기간 1차 연장 신청
▲12일=통일부 현 회장 일행 연장 승인, 북한중앙방송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함흥 동정보도
▲13일=오전 9시40분 평양체류기간 2차 연장 신청,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 만찬 공식 확인. 오후 7시 137일째 북측에 억류됐던 현대아산 직원 귀환
▲14일=오전 9시45분 평양체류기간 3차 연장 신청
▲15일=오후 5시30분 평양체류기간 4차 연기 신청
▲16일=오후 5시50분 방북일정 5차 연기 신청,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 북한중앙방송 보도
▲17일=새벽 4시 조선중앙통신 현대-북한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간 공동 보도문 발표, 오전 9시30분 평양 출발, 오후 2시22분 남북출입사무소 통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