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뚝심의 170시간 "치밀했다"

입력 2009-08-17 16:14 수정 2009-08-1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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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초청 일정보다 5일 먼저 방북…실무자와 먼저 만나 합의문 도출 성과

"주말에 오라고 했는데 본의 아니게 먼저 가게 됐다."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의 방북 일정이 연장 이유가 공개됐다.현정은 회장은 17일 7박8일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귀환했다.

현 회장은 이날 방북 일정이 다섯 차례나 연기된 이유에 대해 "김정일 위원장의 일정을 맞추기 위해 늦어졌다"고 밝혔다.

또 "북측이 초청을 하면서 당초 주말 일정으로 방북할 것을 요청했었다"고 덧붙였다. 현 회장이 직접 북한의 초청 일정보다 5일 먼저 방북을 추진한 셈이다. 여기에는 현 회장의 사전 계산이 깔려 있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초 2박3일 일정만으로는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을 통해 상징적인 대북사업 재개를 위한 상징적인 의지만 확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현 회장은 판단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구체적인 실무 협의를 위해 북한 실무자들과의 충분한 면담 시간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현 회장이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에 앞서 지난 13일 북한의 대남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을 먼저 만난 것도 이와 같은 분석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또 이번 방북에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이 아닌 금강산관광 실무자를 동행시킨 점도 현 회장이 신속한 대북사업 재개를 위한 실무적인 합의 도출을 원했음을 알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 회장이 다분히 실무적인 협의까지 이끌어 내기 위해 체류기간이 연장된 것으로 보인다"며 "김정일 위원장과 대남 실무자들을 차례대로 만나 합의문을 도출한 점은 그의 경영 능력을 다시 한번 확인 시켜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현정은 회장 방북일지 >

▲10일=오후 1시50분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 현대아산 실무자와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 통해 평양으로 출발

▲11일=밤 10시 평양 체류기간 1차 연장 신청

▲12일=통일부 현 회장 일행 연장 승인, 북한중앙방송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함흥 동정보도

▲13일=오전 9시40분 평양체류기간 2차 연장 신청,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 만찬 공식 확인. 오후 7시 137일째 북측에 억류됐던 현대아산 직원 귀환

▲14일=오전 9시45분 평양체류기간 3차 연장 신청

▲15일=오후 5시30분 평양체류기간 4차 연기 신청

▲16일=오후 5시50분 방북일정 5차 연기 신청,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 북한중앙방송 보도

▲17일=새벽 4시 조선중앙통신 현대-북한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간 공동 보도문 발표, 오전 9시30분 평양 출발, 오후 2시22분 남북출입사무소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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