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자산운용사 현지화 전략 '극과 극'

입력 2009-08-2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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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안츠·ING운용 제외 펀드 설정 '개점휴업'...운용인력 1명인 곳도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이 각기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 상황에 맞는 금융상품을 신속하게 출시하며 현지화에 노력을 기울이는 운용사가 있는 반면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해외펀드를 들여와서 판매하고 관리하데 바쁜 운용사가 있다.

2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출시된 설정액 10억원 이상 국내 주식형펀드를 보유한 외국계 운용사는 ING자산운용과 알리안츠자산운용 두 곳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ING자산운용의 경우 지난 4월 녹색성장주에 투자하는 그린포커스펀드를 내놓았으며 알리안츠자산운용은 기존에 출시된 KOSPI200인덱스펀드의 C클래스를 추가로 설정했다.

이 외에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국내주식형펀드 신규 출시는 물론 기존 국내펀드의 추가 설정도 전무한 상황.

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계 운용사들이 국내주식형펀드 출시를 안 하는 것은 글로벌 자산운용사에서 로컬 펀드를 만들어 운용하는 것을 반겨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회사 마다 다르겠지만 이 경우 국내에 있는 외국계 자산운용사는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해외주식형펀드를 판매하고 관리하는 업무만 취급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합작사를 제외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가운데 국내주식형펀드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곳은 18개 펀드를 보유중인 ING자산운용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PCA투신운용(14개),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10개), 알리안츠자산운용(8개) 순으로 조사됐다.

외국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에 있는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은 주로 해외주식형펀드 세일즈에 비즈니스 초점이 맞춰져있다"면서 "외국계 자산운용사 가운데 국내펀드 출시를 많이하는 운용사들은 현지화를 통해 적극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현지화에 힘을 쏟고 있는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경우 펀드매니저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 자산운용사 가운데 펀드매니저가 가장 많은 운용사는 ING자산운용과 알리안츠운용으로 각각 18명에 달했다.

반면, 얼라이언스번스타인자산운용의 경우 펀드매니저가 1명에 불과했으며 피델리티자산운용과 블랙록자산운용 등은 각각 3명, JP모간운용과 라자드코리아운용의 경우 4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운용사의 경우 국내주식형펀드가 하나도 없거나 한 두개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은 해외펀드 판매에 초점을 맞추면서 운용인력은 경영환경상 최소한의 요건 정도만 갖추고 있다"면서 "이들의 경우 조직 구성도 운용인력보다는 마케팅이나 세일즈 조직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그 명성만으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펀드포트폴리오를 보면 현지화 노력이 별로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해외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지 않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국내 자산운용사 대비 외국계 운용사의 경쟁력이 뒤쳐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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