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생명의 IT 분사는 노동조합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잠시 주춤한 상태지만 이미 이사회를 통과한 사안인 만큼 계속 진행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한생명은 IT 부문 리더급 이상 간부들을 한화 그룹 IT 관련 계열사인 한화 S&C로 따로 불러 교육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간부급들은 'IT직원 성향별 의사소통 방안'이란 문건을 통해 IT 분사하는데 반대하는 정도를 유형별로 구분하고 이를 통해 직원들을 어떻게 설득시키냐에 대해 교육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건에 따르면 IT 직원들을 크게 ▲결사반대형 ▲직무불만형 ▲명분중시형 ▲조건탐색형 ▲고용불안형 ▲노조위임형 ▲대세편승형으로 나누고 각 유형에 따라 IT 분사에 대한 설득이 성공할지 아닐지 분석해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단 간부급들부터 IT 분사에 동의하는 동의서를 써야 한다"며 "IT 분사를 위해 직원 개별적으로 동의를 요구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실을 안 노동조합은 강력하게 반발하며 일단 회사의 움직임을 저지한 상태다.
대한생명 노조 관계자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분사를 하는 등 인력 감축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IT 직원들도 전혀 바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IT 분사는 완전히 철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IT 분사건은 구조조정이 논의될 당시 이사회에 통과시킨 상태인데다 최근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인 제일화재가 IT 부문을 분사시켰기 때문이다.
제일화재는 오는 9월 IT 직원 40여명에 대해 한화 S&C로 소속을 바꾸는 등 IT부문을 아웃소싱하기로 결정했다. 직원들의 근로조건이나 복지 등은 회사측과 원만한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화 S&C에서 IT조직을 파견한 형태로 근무하게 된다.
한편 지난 2월 대한생명은 조직의 생존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 등의 이유로 직원 600여명에 대해 명예퇴직과 함께 IT부문 분사로 120명의 직원을 재배치하는 구조조정을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노조와의 협의를 통해 IT 분사 논의는 철회하고 명예퇴직만 진행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