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은 27일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16개 국내은행을 대상으로 '구속성행위 현장검사'를 실시, 총 2235건(436억원 규모) 805명의 위규 행위자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20일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꺾기' 영업으로 이번에 적발된 은행원 805명에 대해 시중 16개 관련 은행에 일제히 제재조치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검사 결과에 따른 제재조치 의뢰로 해당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견책, 주의, 감봉 등의 징계를 결정하고 그 이행 결과를 3개월내 금감원에 보고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은 그동안 금융위기 이후 정부의 보증 지원을 받아 큰 손실 위험 없이 중소기업 대출을 하면서도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려고 '꺾기'를 강요해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금감원 내부에서도 최근 현장검사를 통한 단일 징계 사안으로는 가장 많은 은행원이 제재를 받게 됐다"며 "앞으로도 당국은 은행들의 구속성 영업행위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이번 현장검사로 적발한 '위규행위' 274건(40명)에 대해서도 대부분 지난 20일 열린 제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13개 해당 은행에 위규 행위자에 대한 제재를 의뢰했다.
서면조사를 통해서도 법규 위반 혐의가 있어 은행에 자체 감사를 의뢰해 적발한 1961건(765명) 역시 해당 은행이 자체 징계한 뒤 감독당국에 결과를 보고토록 금감원은 조치했다.
한편, 내달 3일 열리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도 전현직 은행장들의 무더기로 제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감원은 이날 정용근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에 대해 재임기간 부채담보부증권(CDO)과 신용부도스와프(CDS)에 투자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문책' 제재를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황영기 KB지주 회장도 우리은행장 재임 시절 부적절하게 고위험 상품으로 간주되는 CDO와 CDS에 투자해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에 큰 손실을 끼쳤다는 이유로 '업무정지' 제재을 앞두고 있다.
박해춘 현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도 과거 황 회장에 이어 우리은행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관련 투자 손실의 사후관리를 제대로 못 했다는 이유로 '주의적경고' 제재를 받을 예정이다.
이 밖에 신상훈 신한지주 사장에게도 '주의적경고' 제재를 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이는 신 사장의 신한은행장 재직 시절 강원 지역의 한 지점에서 225억 원 규모의 횡령 사고가 벌어진 데 대한 관리 책임 여부를 가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