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병철 삼성 회장의 장손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식품 기업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 홈쇼핑 진출, 미디어, 물류, 게임사업에 이르기까지 사업다각화를 통해 기업을 키워왔다.
특히 이 회장이 지난해 9월 CJ투자증권과 CJ자산운용을 현대중공업에 매각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선견지명이 뛰어난 M&A였다는 평이다.
◆지배구조 개편 순항
CJ그룹은 지난 2007년 11월 CJ(주)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면서 복잡했던 그룹 지배구조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CJ그룹은 기존의 CJ(주)가 보유하고 있던 비식품 계열사 지분을 모두 분할되는 지주회사가 가져가는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재편했다.
기존의 CJ그룹은 137개에 달하는 4대 사업군(식품, 미디어, 신유통, 금융) 계열사의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계열사에 대한 투자 업무까지 담당하는 사업지주회사 형태로 운영돼 왔다.
이 때문에 방대한 계열사의 실적부진 혹은 지속적인 투자자금 유출은 CJ의 기업가치를 훼손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돼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주회사로 전환한 뒤 사업회사인 CJ제일제당은 식품 관련 부문 계열사에 대한 지분만을 보유하고 해당 부문에 대한 투자에 집중함으로써 효율성을 한층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9년 6월말 현재 CJ그룹에 소속돼 있는 회사는 모두 60개사로 상장 8개사, 비상장 52개사로 구성돼 있다.
CJ그룹의 사업포트폴리오는 크게 식품-CJ제일제당, CJ프레시웨이, CJ푸드빌, 엔터테인먼트-엠넷미디어, CJ미디어, CJ엔터테인먼트, CJ CGV, 유통-CJ오쇼핑, CJ GLS 등으로 나뉜다.
현재 CJ제일제당은 신동방CP(99.72%)와 CJ엠디원(100.0%), 삼양유지(99.99%), 슈퍼피드(99.99%), 삼호F&G(46.51%), 그리고 하선정종합식품(100.0%)의 지분만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지주회사인 CJ는 제일제당(37.17%), CJ CGV(40.05%), CJ오쇼핑(39.99%), CJ프레시웨이(51.94%), CJ엔터테인먼트(100.0%), CJ인터넷(27.46%) CJ건설(99.92%), CJ미디어(50.17%), CJ GLS(36.52%) 등 15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그룹내 주요 사업군별 지배구조
CJ그룹은 주력 사업군 별로 CJ오쇼핑, CJ CGV 등의 소(小) 모회사를 두고 있다. GS홈쇼핑에 이어 홈쇼핑 업계 2위인 CJ오쇼핑은 우선 CJ헬로비전-케이블TV(SOㆍ종합유선방송)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점에 있다.
CJ를 최대주주로 두고 있는 CJ오쇼핑은 CJ헬로비전 지분율 84.38%로 안정적인 지배기반을 갖춰놓고, CJ헬로비전이 소유한 한국케이블티브이모두방송(100%), 해운대기장방송(87.33%) 등 케이블TV 계열사들의 지주회사 노릇을 하고 있다.
CJ오쇼핑은 최근 M&A시장에 매물로 나온 온미디어 인수를 위해 나선 상태지만 매각가에 대한 이견차와 향후 미디어 시장 환경의 변화에 따라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온미디어는 OCN, 슈퍼액션, 온스타일, 투니버스 등 10개의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복수케이블방송사겸 채널사업자(MSP)다.
국내 1위의 국장체인 및 영화배급 업체 CJ CGV는 최근 CJ조이큐브를 흡수 합병하고 디시네마오브코리아 50%, 프리머스시네마 80.01% 등의 지분으로 해당 계열사들을 장악하고 있다.
‘넷마블’로 대표되는 온라인게임업체 CJ인터넷은 CJ아이지(100%), 애니파크(53.29%), CJ스포츠(100%) 등을 지배하는 구도다.
이밖에 지난 2006년 4월 기존 CJ엔터테인먼트에서 영화사업부문이 물적분할해 신설된 CJ엔터테인먼트는 클립서비스(51.68%), 아트서비스(41.35%)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CJ스토리허브문화산업전문은 지난 3월 4일자로 계열사에서 제외됐다.
CJ미디어는 CJ파워캐스트(70.1%), CJ엔지씨코리아(67%), 챔프비전(50%), 썬티브이(70.00%), 인터내셔널미디어지니어스(100%) 등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손경식, 이재현 회장 쌍두체제
CJ그룹은 손경식 회장과 이재현 회장이 함께 경영하는 ‘쌍두마차’ 체제로 유명하다.
이 회장의 외삼촌인 손 회장은 이 회장의 후견인으로 CJ그룹이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구원투수 역할을 해왔다. 지난 10여 년간 CJ가 큰 위기를 겪지 않고 오늘날에 이른 데는 손 회장의 역할이 크게 작용했다.
손경식 회장은 그룹 외부에서 대외적인 활동을 주로 삼는 반면 이재현 회장은 그룹 내에서의 경영현안에 대해 모든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이재현 회장은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손이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조카다. 이 회장이 경영에 뛰어든 것은 1993년 삼성그룹으로부터 제일제당이 계열분리를 시작하면서부터였다.
현재 이 회장은 지주회사인 CJ의 지분 42.01%를 보유함으로써 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이밖에도 그룹 내 소 지주회사격인 CJ오쇼핑(0.32%), CJ인터넷(1.32%), CJ프레시웨이(0.7%) 등 지분을 보유함으로써 그룹 전반을 아우르고 있다.
이재현 회장 → CJ → 소규모 지주계열회사 →계열회사로 이어지는 구조에서 이 회장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구조다.
한편 이재현 회장의 친누나인 이미경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총괄 부회장은 CJ미디어(1.32%)지분을 갖고 있으며 그룹의 엔터사업쪽을 총괄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미디어 부문은 그룹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으나 소비자 접근성이 높은 미디어 사업을 총괄하면서 CJ그룹을 문화기업으로 각인시키는 역할을 충실히 소화해 내고 있다.
CJ그룹의 향후 지배구조는 지금으로서는 매우 안정적이다. 이재현 회장의 아들 이선호(19)군과 딸 이경후(24)씨는 지난 2006년 비상장사인 CJ미디어 지분에 참여하면서 각각 2.42%, 1.32%의 지분을 각각 소유하는 등 경영승계가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