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형' 무역흑자 꼬리표 떼나

입력 2009-09-0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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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수출 감소로 수출 제자리…지경부 "하반기 긍정적"

수출보다 수입이 더 커지면서 무역흑자가 2개월 연속 큰폭으로 줄어든 가운데 반년째 이어진 이른바 '불황형 무역흑자' 구조에서 서서히 벗어날 조짐이 확연해지고 있다.

1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8월 수출입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20.6% 감소한 290억7800만 달러, 수입은 32.2% 감소한 274억600만 달러로 월간 16억7100만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무역흑자는 지난 2월 28억2000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점차 증가폭이 커졌으나 지난 7월 이후 2개월 연속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지난달과 비교해 수출은 줄었고, 수입은 늘었다. 수출보다 수입이 큰 폭으로 줄어든 비정상적 '불황형 무역흑자' 구조에서 벗어나는 신호인 셈이다.

지경부는 9월 이후에는 수출입 모두 증가하며 무역이 정상화하는 경기회복의 선순환 구조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지만, 전문가들은 수출 증가는 쉽사리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자본재·소비재 수입감소세 둔화

불황형 무역흑자에서 벗어나는 신호는 우선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부문에서 두르러진 모습이다.

지난 1월 감소율이 33.4%에 달했던 자본재 수입액은 5월에는 감소율이 24.7%, 6월엔 18.9%까지 줄더니 7월엔 14.6%로 1월의 절반 수준이었다.

8월 자본재 수입감소율도 반도체와 장비 등 수입감소세에 힘입어 지난해 동월대비 17.5%를 기록했다. 이는 상반기 전체 감소율인 26.3%에 비해 많이 줄어든 수치다.

소비심리가 되살아나며 소비재 수입도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달 소비재 수입 감소율은 동월 대비 12.8%로서, 상반기 26.9%의 절반 수준으로 회복했다.

반면 수출은 디스플레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마이너스였고, 특히 수출 효자인 선박 수출이 동월 대비 33.6%로 급감하며 수출 정체를 주도했다.

그 결과 수입감소율은 지난달 35.7%보다 3% 포인트 이상 줄어고, 수출감소율은 지난달 21.8%와 큰 차이가 없었다.

◆불황형 무역흑자 벗어나나

이처럼 불황형 무역흑자 구조에서 탈피하는 신호는 보이고 있으나 문제는 하반기에 수출입 성장을 동반하는 경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느지가 관건이다. 지경부는 일단 긍정적 입장이다.

정 무역관은 "8월초에 집중된 하계휴가와 조업일수 감소 등으로 수출이 주춤했으나 9월 이후에는 정상적으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출감소율이 둔화되면서 수출 300억 달러대 회복과 함께 수입도 더불어 증가해 무역이 정상화되는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두자릿수 무역흑자는 지속되지만 규모는 상반기보다 줄어드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경부는 금액기준 전월 대비 수출 감소는 8월 초에 집중된 하계휴가와 조업일수 감소, 인도스케줄에 따른 선박수출 감소, 자동차업계 파업 등 일시적 요인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상반기 결산을 염두에 둔 선박업계의 '밀어내기' 효과로 8월 선박 수출이 평월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고, 조선사와 전자업계가 8월1일부터 9일 사이 집단휴가 기간이어서 이래저래 '특수요인'이 많았다는 것이다.

정 무역관은 "전세계 수입감소율이 31.2%나 되는 상황에서 우리 수출감소는 20%대로 상대적으로 괜찮은 상황"이라며 "원자재 수입물량이 늘어나는 등 금액으로 보면 아직 불황형 무역흑자지만 실제 경제는 불황형 무역흑자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정 무역관은 또 "지난해 10월 이후 수출이 급감했던 만큼, 기저효과에 따른 수출의 경우 하반기부터 수치상 감소율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한결 조심스럽다. 세계적 경기침체 상황에서 급격한 수출증가는 기대하기 어려운데다가 경기회복 시점에 대한 예측도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무역흑자폭은 지난 6월을 고점으로 하강곡선을 그리면서 수입은 증가하고 수출인 제자리인 추세"라며 "유가가 50달러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이상 급격한 수출 증가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수출과 수입의 동반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낙관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중국경제가 최근 경기부양 여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 미국, EU,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경기 회복이 아직 불확실한 점 등 세계경제 회복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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