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3일 신임 국무총리에 충청 출신의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을 내정하고 6개 정부부처의 장관을 교체하는 출범 이후 최대폭의 개각을 단행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국무총리에 정운찬 서울대 전 총장, 신설된 특임장관에 한나라당 주호영의원(49), 노동부장관에 한나라당 임태희 의원(53), 국방부장관에 김태영 현 합참의장(60), 지식경제부 장관에 한나라당 최경환 의원(54), 법무부장관에 이귀남 전 법무부차관(58), 여성부 장관에 백희영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59)을 내정했다.
특히 이번 개각에서 한나라당 의원이 세명이 장관 내정자로 선정돼 `정치인 입각 무대'가 됐다.
지난해 7월과 올해 1월 개각에 현정부 들어 세번째 개각은 앞서 두차례 개각이 부처 장관을 각각 3명만 교체하는 소폭이었다는 점에 대비해 6명의 장관 교체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사실상 현 정부 `제2기 내각'이 구성된 것이다.
청와대는 최근 `친서민' `중도와 실용' `화합과 통합' 등의 화두를 던지며 지지도를 높이고 있는 이 대통령은 이번 중폭 개각을 계기로 집권중반기 강력한 국정드라이브를 건다는 방침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한편 이날 내정된 인사들은 모두 국무위원이라는 점에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과정에서 후폭풍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충청권 출신인 정운찬 전 총장의 총리 내정에 대해 야당은 의외라는 평가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가 정 전 총장을 총리 후보자로 내정한 데 대해 "정운찬 총리 후보자의 그동안의 발언에 비춰볼 때 대통령과 총리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소신을 접어야 공존이 가능한 어울리지 않은 조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간 정운찬 총리 후보자가 MB정권의 경제정책, 특히 4대강 문제에 부정적인 발언을 해 왔던 것에 비춰보면 대통령과 총리의 조합이 순항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둘 중에 한 명은 소신을 접어야 공존이 가능한 조합"이라고 밝혔다.
정운찬 총리후보는 현정부 국정 과제인 4대강 사업과 관련해 부정적인 발언을 해 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충청권 총리 지명으로 인한 당내 내분으로 심대평 의원의 탈당이란 사태에 직면한 자유선진당도 입장을 밝혔다.
박선영 대변인은 "자유선진당을 휘저으면서 단행한 개각이라고 하기에는 억지 충청 총리에다 전리품 장관으로 구성된 개각"이라며 "개각 발표가 나자마자 일성으로 (충청권 지역의 핵심 현안인) 세종시를 수정해서 추진하겠다고 발언하는 것은 총리로서 자질이 의문시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국정쇄신이 무색한 지역과 계파가 버무려진 `짬뽕개각'에 불과하다"며 "특히 총리의 향후 역할이 제대로 될지 의문이고 실망으로 끝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밝혔다.